경기도 내 지자체, 1호점 유치경쟁 불붙어
고양, 동두천, 파주시 등 입지 조건과 남북평화 상징성 등 내세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익히 알려진 옥류관의 국내 입점 가능성이 점쳐지자 경기도 내 지자체가 유치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따르면 경기도와 북한은 지난달 7일 열린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에서 옥류관 국내 유치에 상호 합의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국내 ‘옥류관 1호점’에는 북한 옥류관 소속 요리사를 파견하고, 북한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제공한다.

국내에 북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북한 요리 전문점이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옥류관은 문재인 대통령 외에도 故김대중 전 대통령·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문해 만찬을 즐긴 상징적 장소다. 그중에서도 평양냉면은 2018년 1·3차 정상회담 음식으로 등장하며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한 해 국내 평양냉면 전문점 앞은 북한 음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옥류관 1호점이 국내 유치될 경우 국내외 관광객 증가는 물론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각 지자체의 이점을 살린다면 주변 상권 활성화 및 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다.

옥류관 유치의 구체적 방안과 개별적 사안에 관한 서면 합의 등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경기도의회, 시·군 단체장이 연내 방북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옥류관이 유치된 도시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새터민들이 평양냉면 등 북한 음식에 향수를 많이 느끼고 있다. 새터민·국내외 관광객의 방문이 이어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옥류관 평양냉면. 사진=연합뉴스

아직 옥류관 국내 유치에 대한 청사진만 그렸을 뿐이지만 경기도 각 지자체에서는 벌써부터 입점 경쟁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다.

옥류관 1호점 후보지로는 경기도 고양시, 동두천시, 파주시 등이 떠오른다. 이들 지자체에서는 입지 조건과 남북평화의 상징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8일 고양시는 가장 먼저 유치 의사를 밝혔다. 고양시는 서울·인천·파주·김포 등 배후시장과의 인접성과 연간 500만명 방문 실적을 지닌 킨텍스 소재, 인천공항 및 김포공항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강조했다.

동두천시는 이화영 부지사의 방북 브리핑 당시 옥류관 입지 후보로 동두천 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모빌’을 거론했던 것을 내세웠다. 이어 기존 건물 재활용, 서울과 개성 중간 지점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등을 앞세워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파주시도 입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파주시는 숙박(캠프그리브스)·안보(임진각)·문화예술(통일동산)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 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유치 레이스는 이달 14일 북측 대표단의 방도(訪道)가 이뤄진 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옥류관 유치가 통일경제특구로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통일경제특구는 접경지역에 남한과 북한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개발하는 산업단지다.

고양과 파주, 동두천시는 통일경제특구 후보지로 거론된 바 있다. 경제특구로 지정될 경우 세제 감면·법률에 규정한 인허가 의제처리·기반시설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다. 정부는 연내 통일경제특구법 처리를 검토 중이다.

파주시 평화협력과 남북협력팀 관계자는 “옥류관 유치 시 서울·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파주시에는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과 4000여개 이상의 관련 중소기업이 있다. 개성공단이 가동될 경우 개성공단 관계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근로자가 (잠재적) 소비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시는 남방한계선에 닿아있어 평화 통일의 상징성을 가진 도시다. 강 건너 북한이 보이는 도시에서 옥류관 평양냉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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