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먼 프랜차이즈업계, 피해는 애꿎은 점주만
돈에 눈먼 프랜차이즈업계, 피해는 애꿎은 점주만
  • 한종해 기자
  • 승인 2018.10.1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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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인한 피해 보상 대책 나온다
‘피자에땅’ 갑질 남발하다 과징금 15억원
‘봉구스밥버거’, 마약 논란 이어 ‘먹튀’까지…네네치킨에 매각
‘총각네 야채가게’, 폭행·욕설 파문…무너진 성공신화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성추문 이후 매출 40% 곤두박질
‘가맹거래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내년 1월 시행 예정
서울 강남구 소재 에땅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소재 에땅 본사. 사진=연합뉴스

마약, 먹튀, 폭행, 횡령, 성추행…. 프랜차이즈업계가 각종 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공신화로 칭송받던 CEO들이 잇따라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피해는 모두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에땅은 가맹점주협의회 설립을 주도한 수뇌부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가 1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에땅은 2015년 3월 각각 회장과 부회장으로 ‘피자에땅 가맹점주협회’ 설립을 주도한 인천 부개점과 구월점에 각각 12회와 9회 매장 점검을 실시했다. 에땅은 해당 매장에서 발주 물량 차이와 같은 계약 미준수 사항 등을 적발했고, 이를 이유로 가맹 계약 관계를 끝냈다.

에땅은 점주 단체를 해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12명에 달하는 내부 인원을 점주 모임에 투입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의 체계적 감시활동을 하기도 했다. 에땅은 모임에 참석한 16개 점포에 대해 별도로 매장 등급 평가 때 F등급을 줬다. F는 등급 분류(A~E)에도 없는 등급이었다.

또한 에땅은 2005년부터 가맹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주 509명에게 홍보전단지를 본사를 통해서만 사도록 강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에땅은 1999년 ‘피자에땅’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프랜차이즈업체다. 피자에땅의 지난해 말 기준 가맹점은 281개, 매출액은 399억원으로 피자 브랜드 업계 3위에 올라있다.

공재기 에땅 회장은 직업군인 출신이다. 49세의 나이로 영등포에 피자에땅 1호점을 열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고, 2000년 주식회사 에땅을 설립했다. 이후 5년 만에 피자에땅 200호점을 출점시켰고, 2008년에는 300호점을 넘겼다. 같은 해 공 회장은 ‘오븐에 빠진 닭(오빠닭)’을 런칭했고, 2010년 ‘돈돈부리부리’, 2013년 ‘본능족으로’, 2014년 ‘투핑거스’, 2017년 ‘아또아’ 등 다수의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현재 에땅의 최대주주는 공 회장의 아들인 공동관 대표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 공 회장과 부인 형순옥 씨, 자녀 공정예 씨 등 4명의 오너일가가 100%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기준 매출액은 399억원, 영업이익은 7억원, 당기순이익은 19억원 등이다.

‘봉구스밥버거’는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 주말 봉구스밥버거가 치킨 브랜드 ‘네네치킨’에 회사를 매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매각 시점은 지난달 3일. 양쪽 다 한 달 동안 회사 매매 사실을 숨긴 것이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대표가 점주들과 해결해야 할 40억원 안팎의 채무 문제가 얽혀 있는데도, 이를 처리하지 않고 회사를 넘겼다는 점에서 분통을 떠뜨리고 있다.

가맹점협의회에 따르면 점주들은 오 대표와 봉구스밥버거 본사 측의 포스(POS)기 교체 요청을 받고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위약금이 발생했는데, 이를 오 대표가 책임지기로 했다.

한열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오 대표는 위약금을 책임지겠다며 일부 점주에게는 서약서까지 썼다”며 “그런데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현재는 자신의 인척과 해외에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먹튀’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가맹점협의회는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봉구스밥버거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봉구스밥버거는 오 대표가 경기도 수원시 동원고와 동우여고 앞에서 주먹밥 노점상을 하면서 시작됐다. 주먹밥을 변형시킨 밥버거를 만들어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장사가 잘되자 당시 불법영업으로 신고를 받기도 했으나 2년만에 100호점을 오픈했고, 2013년에는 회사 운영을 위한 법인 부자이웃을 설립했다. 2015년 1000호점을 돌파한 봉구스밥버거는 2017년에는 중국 주하이와 대만에 매장을 냈고, 같은해 10월에는 몽골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오 대표의 마약 투약 사실이 적발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급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항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고 마약을 지인들에게 제공한 혐의에 이어 서울 강남구 한 호텔 객실에서 3차례에 걸쳐 마약을 복용 혐의로 구속됐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봉구스밥버거는 현재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봉구스밥버거의 지난해 매출은 1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84.7%, 8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는 867개에서 745개로 줄었다. 올해도 추락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도 59개나 줄었다.

이영석 전 자연의모든것 대표.
이영석 전 자연의모든것 대표.

젊은이들의 우상이 됐던 이영석 전 자연의모든것 대표는 갑질로 무너졌다. 자연의모든것은 ‘총각네 야채가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채소·과일 전문 프랜차이즈다.

이 전 대표의 갑질은 지난해 7월 가맹점주들의 제보에 의해 알려졌다. 가맹점주들은 이 전 대표가 스쿠터를 사달라고 요구하고, 2주에 한번 열리는 점주 교육에서 욕설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점주는 이 전 대표가 교육 중에 점주의 따귀를 때린 적도 있다고 제보했다. 이른바 ‘똥개 교육’으로 불리는 500만원짜리 유료 교육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고등학생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밑바닥부터 치열하게 장사를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 욕부터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무지했고 무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기업들의 갑질 논란이 남 얘기 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된 것은) 나의 오만함이 불러온 결과다. 문제가 됐던 모든 부분을 전면 수정하고 최선을 다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자연의모든것은 트럭장사에서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1998년 총각네야채가게 대치본점 1호점을 오픈 한 후 ‘총각네’ 브랜드를 전국 각지로 전파시켰다. 2009년에는 야채과일 전문 편의점 ‘베리핀’을, 2011년에는 생과일주스 전문카페 ‘총각네쥬스&커피’를 론칭했다. 그의 성공신화는 뮤지컬,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고, 자연의모든것은 강명균·윤석재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사진=연합뉴스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은 성추문으로 무너졌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뒤 강제로 인근 호텔로 끌고가려 한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는 경찰에 최 전 회장을 고소했지만 이후 최 전 회장 측 변호인을 통해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성범죄가 친고죄가 아닌 만큼 피해자의 고소 취하에도 조사를 계속 벌였다.

최 전 회장은 논란이 불거진 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불매운동이 이어졌고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전체 가맹점포는 심각한 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3개월간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카드매출액 자료를 4개 카드사(신한, KB국민, 현대, 삼성)로부터 받아 분석한 결과, 최 전 회장 사건 이후 매출이 주중의 경우 약 30~40%, 주말의 경우 20~30%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은 1999년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을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업계에 신드롬을 일으킨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다. 2015년 일본에 진출했으며, 2016년에는 창립 17년 만에 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했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은 최 전 회장이 물러나고 이명재 신임 대표에게 자리를 넘기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를 구제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돼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 가맹본부와 소속 임원의 부도적한 행위로 인한 이미지 실추로 가맹점주들이 손해를 보면 본부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

이같은 내용의 가맹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8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며, 내년 1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가맹본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체결 또는 갱신되는 가맹 계약서에 이러한 내용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가맹점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명확한 기준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킨집을 운영 중인 한 가맹점주는 “중소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잘못은 경영진이 하고, 피해는 점주들이 보는 기형적인 구조로 운영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며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다툼의 여지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자집을 운영 중인 한 가맹점주도 “구체적인 방법과 보상 기준 등을 명시해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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