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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의 하강 국면 요인과 정부 스스로 성장률 전망치를 0.1%p 하향했음에도 우리 경제가 9개월째 회복세라는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전히 현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에 무게를 실은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상 판단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도 회복세 둔화를 체감하면서 지난달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와 2.8%로 기존보다 0.1%포인트씩 낮춰 잡은 바 있지만 이번달 들어서도 회복세를 꺾지는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린북 7월호에서 처음 등장한 ‘불확실성 확대’라는 표현은 이달에도 쓰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어 증가 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그쳤다.

6월 소비는 내구재가 줄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신발이나 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0.6% 늘었다.

정부는 소비 회복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더뎌질 것으로 전망하며 곧 발표할 자영업자 대책 등 정책 효과를 지켜볼 계획이다.

7월 소비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정부가 7월 19일 출고분부터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한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8% 늘어났다.

백화점 매출액(3.2%)과 카드 국내승인액(9.7%)도 늘었지만, 할인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5% 감소했고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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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줄어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광공업 생산도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6%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도소매 등이 확대돼 0.2%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미끄러졌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긴 감소세다.

건설투자는 건축과 토목 공사실적이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4.8% 줄었다.

7월 수출은 석유제품, 철강, 반도체 등이 증가하며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1∼7월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7월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는 떨어진 반면 원/달러 환율과 국고채 금리는 올랐다. 주가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 우려 등의 영향으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영향, 국고채 금리는 단기·중기물을 중심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주택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고, 전세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정부는 세계 경제 개선, 수출 호조, 추가경정예산 집행 본격화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등은 위험요인으로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회복 흐름의 근거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라는 지적에 “월간으로 보면 수출 중심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개소세 인하 등 여러 조치를 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생산이나 소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이 미칠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5조원 규모의 재정보강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경제활력 제고 노력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 개선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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