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상호거래 7.6% 증가, 4대은행 가계대출 이자수익 10조7600억원
한은 관계자, “가계대출 이자수익 추구하며 리스크 타 금융권에 전가”

은행들이 가계부채의 이자 수익을 추구하면서 위험을 금융권 전체로 전가하면서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가 2008년 미국에서 벌어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통해 이자수익을 추구함과 동시에 파생상품 등을 통해 가계부채에 대한 위험회피에 나서면서 그 위험이 금융권 전체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상호거래는 2017년 말 기준 2119조5000억 원으로 2016년 말 대비 7.58%나 증가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통한 무분별한 이차수익 추구 경향과 맞물리면서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자산운용, 저축은행, 대부업 등에 이르기까지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전이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상호거래란 예금, 대출, 파생상품 등 각종 금융상품으로 연계된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늘어난 금융권의 상호거래는 은행들이 보유한 가계대출에 연계된 파생상품과 대출자금 마련을 위한 은행채 등으로 인한 것이다.

이와관련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위험성이 증가되는 만큼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는 있지만, 은행들의 주 수입원인 현실에서 가계대출을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의 올 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총 10조76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이 중 KB국민은행은 2조97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이 2조7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2조5000억 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과도한 이자수익 추구에 대해서는 적절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상호거래를 통해 가계부채 리스크가 상호거래를 통해 전체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문제가 드러나면 이 것도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00년대 초 미국의 금융권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에 대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했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의 경기가 하락되고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자들의 대출연채가 늘어나면서 그 부실이 파생상품을 통해 전 세계 금융권으로 전이된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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