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직원들, 촛불문화제서 ‘경영진 사과·퇴진’ 절규
금호아시아나 직원들, 촛불문화제서 ‘경영진 사과·퇴진’ 절규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8.07.07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내식 사태에 스스로 목숨 끊은 협력업체 대표 추모
직원들 가면 벗고 나서 “박삼구 회장, 헛소리 그만하고 물러나라”
권수정 의원, 눈물의 호소 “우리 일터, 우리가 지켜내자”
대한항공 직원연대 함께해 눈길…“항공사 노동자들 함께 싸우겠다”
사진=김민희 기자
사진=김민희 기자

‘기내식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 그룹 직원 300여명이 지난 6일 광화문 세종문회회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그들은 촛불문화제를 행하기에 앞서 기내식 사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협력업체 윤모 대표를 추모하기 위해 묵념을 한 뒤 문화제를 이어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가면을 쓰거나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려 신분노출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그 중에 얼굴을 가리지 않고 당당히 발언자로 나서는 직원도 있었다.

제복을 입고 제일 먼저 발언자로 나선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캐빈노조 위원장은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회사인데 어느 한 사람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언행으로 기내식 사태를 맞게 되고 이 자리가 만들어졌다”며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며 책임자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물러나겠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고 외쳤다.

이기준 위원장은 “많은 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지만, 만약 회사 측에서 우리 직원들의 신상을 파악해 불이익을 준다면 저도 그 사람들과 같이 불이익을 받겠다는 작은 용기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여객서비스직 직원 한명이 나서 “며칠 전 박삼구 회장은 본인 딸을 상무에 앉힌 게 무슨 문제냐며 예쁘게 봐달라는 말 같지도 않은 언행을 했다”며 “박 회장은 대한민국 아들딸들에게 사과하고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발언 하는 권수정 정의당 비례대표 서울시 의원. 사진=제갈민 기자

권수정 정의당 비례대표 서울시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발언자로 나섰다. 권수정 의원은 시의원이기 전에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권수정 의원은 “과거 박삼구 회장은 투기성 자본을 가지고 대한통운과 대우건설을 인수해 결국 그룹경영위기에 봉착했고 잠시 자기 자리에서 물러났었으나, 그 사람 여기저기서 빚 끌어안아서 다시 회장 자리로 돌아왔다”며 “그때 우리가 함께 뭉쳐서 싸우지 못하고 그 사람 막아내지 못해서 우리 예약영업 직원들 아웃소싱 되고, 지상직 동료들 쪼개져서 외주 위탁으로 넘어가고, 정비 현장 인력 충원 안 되고, 캐빈들 비행기에서 한명씩 인력 사라져 업무강도는 계속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것이 결국 이렇게 국민들 앞에 나타나게 됐다”며 “왜 경영 잘못한 사람들의 그 잘못을 우리가 최전방에서 욕받이로 이렇게 살아가야하는가, 잘못된 경영진 끌어내리고 잘못된 계약 파기시키고 당당하게 우리 현장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과 권수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기내식 대란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주장하며, 이 사태를 촉발한 원인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내려갈 것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10여명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함께 했다. 사진=제갈민 기자
대한항공 직원연대 10여명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함께 했다. 사진=제갈민 기자

같은 자리에서 함께 ‘갑질 근절 캠페인’을 행하던 대한항공 직원연대 10여명도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 힘이 돼 줬다. 자유 발언에 나선 대한항공 직원은 “우리는 항공사 연대라는 또 다른 세상을 열고 있다”며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항공사 노동자들이 손을 잡고 함께 싸우겠다”고 말을 보탰다.

자유발언을 마친 직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협력업체 윤모 대표를 추모하는 의미로 국화꽃을 헌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오는 8일에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