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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를 추월했다.

금리 상승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설명도 있지만 가계대출을 까다롭게 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75%였고, 기업대출 금리는 그보다 0.09%포인트 낮은 연 3.66%였다.

새롭게 대출을 받으려 할 때 가계에 적용되는 금리가 기업 금리보다 높은 것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2010년 4월부터 지속했다.

작년 1월에는 기업대출 금리가 가계대출 금리보다 0.16%포인트 높았고 2월엔 0.11%포인트, 3월엔 0.10%포인트 높았지만 작년 중반 이후부터 가계대출 금리의 기업대출 금리 역전 현상이 간간이 빚어지더니 올해 3월부턴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을 계속해서 넘고 있다.

금리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3월에는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보다 0.03%포인트 높은 3.69%였고, 4월에는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과 같고 기업대출 금리만 낮아지며 둘 사이 격차가 0.05%포인트로 벌어졌다. 5월에는 가계·기업대출 금리 간격이 0.1%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이전에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보다 3개월 이상 연속으로 높은 적은 2009년 7월∼2010년 3월이 마지막이었다.

가계·기업 대출 금리 역전현상은 금리 상승기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단기 대출 위주이고 가계대출은 주택담보 대출과 같은 장기 대출이 많다”며 “금리 변화 폭은 통상 장기 금리가 크기 때문에 최근처럼 금리 인상기엔 장기 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보다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규제 정책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가계 자금 공급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있어 보인다”며 “은행들이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이를 가산금리에도 반영하는 등 가계대출을 까다롭게 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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