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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관세 폭탄’ 등 미국의 강경한 무역 조치가 각국에서 ‘도미노 효과’를 유발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당초 목표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보호무역 조치의 배경에 대해 “모든 나라의 지도자는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을 늘리고 싶어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그는 “당신이 하는 행동은 그 과정의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보호무역은 교역 상대국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종류의 도미노 효과는 당신의 원래 목표(일자리 창출)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WTO가 중국에게 굉장한 혜택을 주면서 미국은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 시절 WTO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현재 회원국의 탈퇴 위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떠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어떤 암시도 받지 못했다”고 말해 미국의 탈퇴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또 미국 뿐만 아니라 몇몇 회원국들이 WTO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그것은 회원국들간의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TO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상품 교역 규모가 2017년 4.7% 증가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2018년에도 세계 교역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4.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무역 긴장감 상승에 따른 영향을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주요국간의 교역 관계에 균열이 올 경우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제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는 더 이상의 갈등 확대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한다”며 “WTO 회원국들은 이 길(무역전쟁)로 빠지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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