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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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되면서 국제유가가 이틀째 급등해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66.70 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배럴당 1.31 달러(2%) 상승했다.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2.06달러로 장을 마감해 배럴당 1.02달러(1.4%) 뛰었다.

WTI 가격은 전날 3.3% 오른데 이어 이틀째 급등해 2014년 12월 4일(68.22 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3.7% 상승했던 브렌트유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며 2014년 11월 28일(73.41 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정권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예고하고, 시리아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요격 방침을 밝히면서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앞서 10일 알렉산드르 자시프킨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공습한다면 우리 군대가 미사일을 요격할 것”이라며 “이를 발사한 미국 함정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며 맞불을 놨다.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는 발사되는 모든 미사일을 시리아에서 격추시키고 말 것이라고 맹세하고 있다. 그래 러시아여 준비 태세를 갖춰라, 미사일들이 날아갈 터이니,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것들이!”라고 적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될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탈의 설립자 존 킬더프는 미국 원유 가격이 올해 70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결정 시점을 한달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로 인한 긴장감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유가 급등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내 상업용 원유 재고량이 33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18만9000 배럴의 감소를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매우 컸던 셈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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