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신세계푸드, 제빵기사 리스크 덜고 약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파리바게뜨와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 문제로 줄다리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빵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제빵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입장에선 법적 분쟁이 당장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달갑지 않다. 영원한 1등은 없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악화된 여론으로 인해 향방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매끄럽지 않게 흘러갈 경우 아직 독주하고 있는 파리바게뜨의 ‘일강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파리바게트를 운영 중인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매출은 1조7771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65억원, 551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 , 13.4% 증가하는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전국 매장 수만 3500여개로 전국 빵집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제빵업계선 사실상 독주에 가깝다. 파리바게뜨는 프랜차이즈다이렉트가 선정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톱 100개사에서 91위를 차지할 만큼 업계에서도 명망이 높다.

이런 파리바게뜨에 제동이 걸린 건 가맹점에 근무하고 있는 제빵기사들의 불법파견 문제로 고용노동부와 갈등을 빚으면서부터다. 파리바게뜨는 이들 제빵사의 직접 고용 대신 상생 3자 합작사라는 대안을 제시한 상황이지만, 고용부는 과태료 처분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이들의 소송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파리바게뜨도 남은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 앞서 파리바게뜨 측은 관련 논란에 대해 “법정공방으로 상태가 장기화되면 여론이 악화될 수밖에 없고 이는 본사와 가맹점, 제빵기사 모두에게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실제로 파리바게뜨에 과태료 부과가 이어질 경우 실적 타격도 심각하다. 파리바게뜨가 부과해야 할 과태료는 제빵기사 1명당 1000만원씩 최대 530억원에 달해 당기순이익의 거대 대부분에 달한다.

물론 제빵기사 5309명 중 70%가량이 상생기업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과태료는 약 160억원으로 줄겠지만 부담이 결코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본사에서도 쉽게 물러날 가능성이 적다. 또 본사와 노조의 주장이 엇걸리면서 고용부가 측정하는 과태료 액수 산정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가 논란에 휩싸이며 만들어진 빈틈은 업계 2, 3위 제빵업체들이 파고 들고 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은 지난해 매출 1조3917억원, 영업손실 23억원을 냈다. 해외적자 규모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사업의 지난해 실적은 개선됐다는 평가가 짙다. 계열사별로 세부적인 공시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CJ푸드빌 측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파리바게뜨의 제빵사 직접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동종 업종인 뚜레쥬르에도 불똥이 튄 바 있다. 실제로 뚜레쥬르도 파리바게뜨처럼 가맹점주와 협력업체간의 하도급 계약을 맺고 제빵사를 고용해 왔다. 전국 1300여곳의 뚜레쥬르 가맹점에 약 1500명의 제빵기사를 고용해 운영 중이다.

다만 뚜레쥬르는 품질관리사가 협력사에 속해 있어 본사가 제빵사 업무에 개입하지 않아 불법파견과는 결이 다르다. 뚜레쥬르 측도 제빵기사에 본사가 업무지시를 하거나 근퇴 관리에 관여하는 등의 법을 어긴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여기에 신세계푸드는 최근 베이커리 브랜드 향상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특히 베이커리 브랜드 매출 2300억 달성한다는 목표를 통해 향후 제빵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경쟁상대로 보고 따라잡겠다는 각오를 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신규점 전환을 비롯해 10여개 이상의 매장을 더 오픈할 계획임을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데이앤데이 ▲밀크앤허니 ▲더 메나쥬리(더 메나쥬리 카페) ▲블랑제리 ▲슈퍼프라임 피자 ▲트레이더스 ▲E-베이커리 ▲C-베이커리 ▲PK 블랑제리 등 현재 9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성재 대표이사도 앞으로 베이커리를 신세계푸드의 성장을 주도하는 사업부문으로 육성한다고 밝혀 힘을 실은 바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100%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신세계푸드 베이커리가 운영하는 300개 매장의 제빵기사는 모두 직접고용 형태로 운영돼 신세계푸드 본사 소속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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