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추천인 문건 만들어 전원 합격…심상정 의원, 우리은행 '공채 추천현황' 명단 공개

[파이낸셜투데이=이준영 기자] 우리은행이 지난 2016년 신입 공채에서 국정원 직원 자녀와 금융감독원이 요청한 지원자 등 20명을 은행 내부 간부의 추천을 받아 채용했다. 한 대학 부총장 요청과 우리은행 전 행장 지인 자녀 등도 추천을 받아 합격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우리은행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국정원 직원과 VIP고객의 자녀, 대학 부총장·병원 이사장 요청 등을 받은 지원자 명단 문건을 만들었다. 이 문건에는 지원자를 추천한 우리은행 전현직 간부 이름, 지원자 생년과 출신학교, 은행 거래 실적 등이 담겼다. 이 문건에 포함된 지원자 20명 모두 최종 합격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공개 채용 경쟁률은 85대 1이었다. 1만7000여명이 지원해 200여명만 합격했다.

특히 우리은행 공채 추천현황 문건에는 주요 고객 자녀들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한 중앙병원 이사장 요청을 받은 지원자의 경우 해당 병원 이사장의 퇴직연금이 41억원이라는 액수까지 적시했다.

우리은행 특혜 채용 명단 공개로 부모의 직업과 재산이 자녀의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부의 대물림 지적이 나왔다.  

심상정 의원은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 국정원부터 감독기관이 되어야 할 금감원, 그리고 고액 고객의 자녀가 망라됐다"며 "이 문건을 보는 수백만 취준생들과 빽 못 써주는 부모님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 고액 고객의 자녀까지 대가성 공채의 대상이 됐다. 부의 대물림이다"며 "금감원 조사는 물론 철저히 조사 후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 고발해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실에 따르면 의원실을 찾은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당문건이 인사팀 내부에서 작성된 것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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