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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결정한 케뱅·카뱅 ‘총알채워 다시 싸워’케뱅 1000억원·카뱅 5000억원… 新은행권 경쟁 ‘2라운드’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하루새 각각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하면서 은행권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출범 15일만에 대규모 증자를 속전속결로 정해 은행가 화제로 떠올랐다.

이번 증자를 통해 증자를 통해 부족한 ‘총알’을 채우게 됨에 따라 대형은행과의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증자가 은산분리법 완화를 위한 ‘시간벌기'일 뿐 근본적 문제해결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지난 10일 1000억원(보통주 1600만주, 전환주 4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데 이어 카카오뱅크는 출범 보름만에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들이 취한 방식은 모든 주주사가 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각 주주사들은 현재 주식 비율만큼 증자액을 충당하게 된다.

케이뱅크의 주주는 KT(14.6%), 우리은행(13.0%), NH투자증권(10.0%), GS리테일(8.0%), 한화생명(8.0%), KG이니시스(8.0%), 다날(8.0%)과 기타 주주사 등 총 19개사로 구성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당초 2500억원 규모 증자를 2~3년 내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을 웃도는 경영실적에 따라 증자 일정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며 “증자 일정을 앞당긴 만큼 1000억원 규모를 우선 시행한 뒤 연말 또는 내년 초 1500억원 추가 증자 시행할 계획”이라 밝혔다.

카카오뱅크도 출범 15일만에 한 박자 빠른 증자에 성공했다. 특히 여·수신 증가액이 케이뱅크보다도 훨씬 빨랐던 만큼 액수도 5000억원(보통주 1억주)이나 된다. 출범 당시 자본금이 3000억원이었던 카카오뱅크는 이번 증자로 자본 여력이 2.6배 늘어나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주주는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58%), 카카오(10%), KB국민은행(10%), SGI서울보증(4%), 우정사업본부(4%), 넷마블(4%), 이베이(4%), skyblue(텐센트, 4%), 예스24(2%) 등 총 9개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고객 서비스 시작 이후 예상보다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서비스 및 상품 출시 등을 위해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를 이미 기정사실로 보고 있었다. 양사의 여신 증가폭이 워낙 빨라 증자나 은산분리 완화 외에는 사업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은산분리의 경우 상임위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시기 뿐만 아니라 통과 여부 자체도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부족한 자금 여력으로 인해 지난 6월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 대출 판매를 한 차례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케이뱅크 예대율은 90%대 초반에 BIS비율은 20%대였다. 대출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 즈음 BIS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8%대 밑으로 떨어져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통상 자본금이 늘면 대출 여력은 유상증자 금액의 8~1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1000억원을 증자한 케이뱅크는 8000억~1조2000억원까지, 5000억원을 증자한 카카오뱅크는 4~6조원 수준까지 대출액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과 소호대출(SOHO·소상공인 지원), 방카슈랑스 등 자금 여력이 필요한 대출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대형은행과의 경쟁에도 추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이번 증자에도 재무 건전성이 확보됐는지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여신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지금 수준의 증자로는 대출상품 판매에 1년을 버틸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최대 10%(의결권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은산분리 규정이 풀리지 않는 한 주주들의 증자 부담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증자가 정치권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산업자본인 KT가 이끄는 케이뱅크는 금융자본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이끄는 카카오뱅크에 비해 증자 문제에 있어 더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차례 증자는 수월하겠지만 증자가 진행될수록 주주 요구나 저항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은산분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일호 기자  lih@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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