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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올해 가장 뛰어난 주식 투자 성적을 낸 곳은 기관 투자자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반도체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또 자본력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외국인들이 개인 투자가들보다 주요 주식 투자 종목에서 수익률이 뒤처져 눈에 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해당 기간 평균 12.68% 상승했다. 같은 기준으로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의 평균 등락률은 각각 7.88%, -6.29%를 기록했다.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수익률이 43.57%로 나타났다. 또한 ▲SK하이닉스(47.97%) ▲삼성전자우(29.97%) ▲LG이노텍(-11.68%) ▲LG전자(-8.18%) 등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 가운데 절반을 전통적으로 한국 기업이 우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전기·전자업종에 집중 투자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높은 비중을 둔 투자 판단이 유효했다. 불확실성이 높았던 올해 증시에서 보수적인 투자법이 적절했다는 분석이다. 신작 게임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 판단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선호한 10대 종목에서 주가가 가장 큰폭으로 상승한 종목은 현대중공업(68.70%)이다. 올해 흑자 전환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우(29.97%) ▲한화테크윈(21.94%) ▲SK이노베이션(12.69%) 등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에 외국인들이 올해 순매수한 상위 종목 10개 가운데 7개가 주가 등락률이 마이너스다. 이 가운데 중국발 리스크에 타격을 받은 ▲아모레퍼시픽(-23.52%) ▲코스맥스(-34.23%) ▲LG화학(-19.63%) 등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 한류 열풍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됐던 화장품업종은 지난 7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전망이 어두워졌다. 글로벌 최고 배터리 제조 경쟁력을 보유한 LG화학은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배터리 정부 인증을 받는 데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상대적 선전에 대해 개미들이 스마트해지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주식거래가 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드 배치 결정 등의 악재에 빠르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증시 수익률 판도를 가른 주요 종목으로 반도체 주식을 꼽을 수 있다”며 “기관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많이 산데 반해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는 챙겼지만 삼성전자는 순매수 상위 50위에도 이름을 못 올렸는데, 그 결과가 기관과 외국인의 수익률 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다만 주식 수익률은 매수와 매도 시점이 중요하다”며 “실제 각 투자자의 수익률은 매매시점까지 따져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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