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국내 ETF 상품 거래량 순위 1위~10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국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에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대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내 ETF 시장 거래대금은 3조6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인 7934억원보다 4.6배, 기존 최대치였던 브렉시트 선거 결과 당일 거래대금(2조9329억원)보다 1.2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애초 예상과 달리 장중 도널트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코스피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에 자금이 몰리는 동시에 급락 후 급반등을 노린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를 대거 사들이면서 ETF 전체 거래대금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 ETF로 거래량은 9237만9630건, 거래대금은 9621억1078만원 규모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지수 상승분의 2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2100만여 건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쇼크’에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단기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KODEX 인버스 ETF의 거래량은 7347만8336건으로 2위에 랭크됐다.

전날(756만7833건)보다 10배,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1443만5421건)보다 약 5배 많은 규모로 장중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힘이 실리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김경학 부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장 초반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수가 크게 폭락하자 레버리지 ETF 매수가 갑자기 대거 밀려들어 왔다”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매수하는 매매가 반복되면서 총 거래대금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레버리지 상품과 같은 일부 파생형 상품들은 일정 변동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어 장이 급변할 때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장기 보유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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