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제약업종 대장주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주가가 연이은 악재에 가파르게 미끄러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신약후보 실험을 중단한데다 실망스런 3분기 성적의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미약품도 비슷한 사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시작하기로 한 당뇨신약의 실험이 내년으로 미뤄진데다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대형주들이 고꾸라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제약주 전망에 다시 먹구름이 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시장에 번지는 상황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시 30분 현재 유한양행 주가는 전일 종가 25만2500원 대비 13.9% 내린 21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장중 21만6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전날 장 마감 후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중단 소식을 알렸다.

유한양행은 “2009년 공동개발·상업화를 위해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디스크치료제의 임상2상 결과에서 위약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유한양행은 부진한 3분기 성적을 공개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9억49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0%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46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83.6%나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신약 개발에 따른 연구개발 지출과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비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올 3분기 연구개발비로 1년 전(196억원)보다 13.8% 증가한 22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6.2% 수준이다. 광고비도 49억원 늘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신약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비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4분기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릴 예정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한올바이오파마 주식을 처분하면서 이에 대한 이익이 지난해 3분기에 반영됨에 따라 역기저 효과도 발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보유 중이던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174만4500주를 장내 매도와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하락은 지난해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처분에 따라 발생한 차액 203억원이 지난해 3분기 순이익에 반영됨에 따른 역기저 효과”라며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익으로 수출액이 줄어든 점도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주가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12시 30분 현재 전날 종가 40만9000원 대비 2.1% 하락한 40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한미약품도 이날 좋지 않은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신약의 임상 시험을 본래 계획했던 4분기에서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내용이다. 한미약품의 생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같은 결정이 나왔다.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사노피가 발표한 예정이다.

유한양행처럼 전날 공시한 저조한 성적도 주가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5%나 줄었다. 매출도 2197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18.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63억원 기록,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으로는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폐암 신약에 대한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해 계약금 5000만달러(약 500억원)를 받았다.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액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제약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약값이 평균 10% 내외 떨어지면서 북경한미약품의 매출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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