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패션을 중국에서도?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대기업인 A사에서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B사. A사와 함께한다면 B사의 진일보가 예상되는 상황. 그러나 B사는 홍보·마케팅에 투자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이러한 기업을 연결하기 위해 ‘FT브릿지’를 기획했다. 혁신적 기술·제품을 보유했거나 개발 중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발굴, 대기업와 중소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28번째 주인공은 중국 역직구 시장의 혁명가 ‘와이낫컴퍼니’다.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국내 패션시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옷을 구입할 수 있는 동대문이 중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인들이 직접 국내 동대문업체를 통해 옷을 구입하는 ‘역직구’ 시장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중국 역직구 시장은 연평균 30~40%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내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동대문 중소 의류 브랜드들의 해외 판로 개척의 기회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시장 분석, 상표권 등록 등 각종 절차 등은 이러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역직구의 교두보

이에 국내 토종 스타트업 와이낫컴퍼니는 중국 역직구 유통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대문 의류브랜드들을 위해 역직구 플랫폼 ‘DDM24’를 마련했다.

DDM24는 와이낫컴퍼니가 선보인 동대문 패션 중국 역직구 플랫폼으로 동대문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구현해 냈다. 이를 통해 3만여 동대문 의류 도매상들을 중국 내 온라인 유통 플랫폼인 타오바오와 위챗과 오프라인 멀티샵 셀러 등 다양한 판매채널과 연결 시켜주는 기업간 거래(B2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민호 와이낫컴퍼니 대표는 “지난해 중국내 동대문 의류 소비시장은 약 2조원 규모이며 2018년에는 8조~1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이지만, 동대문에 입점해 있는 개개의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인프라가 강점…“마케팅에도 공들여”
B2C 사업에도 ‘관심’…해외 시장 진출 계획 

한국의 대형 오픈마켓들도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크게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이는 중국 사람들이 타오바오를 통해서만 전자상 거래를 한다는 특징을 간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DDM24는 수천개의 도매상가를 한 곳에 모아 타오바오를 통해 소개했고 성공을 거둔 것이다. 실제 오픈 마켓인 타오바오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80.0%에 육박한다. 중국 사람들이나 소매점들이 다양한 오픈마켓에서 한국의 의류를 살펴보기는 하지만 결국 구매는 타오바오에서 이뤄지고 있다.

동대문상가의 3분의2가 입점해 있는 DDM24의 강점은 풍부한 인프라다. 현재 DDM24에는 하루 5000개 이상의 신상품이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

또 DDM24는 중국어로 구성된 상품 페이지와 배송, 고객상담 등의 다양한 인프라를 충실히 갖추고 있다. 덕분에 중국 시장이 생소한 동대문 패션 브랜드 상인들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중국내 마케팅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와이낫컴퍼니는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를 통해 검색어를 통한 타겟 마케팅을 진행했다. 단순히 의류라는 단어가 아닌 동대문의류와 도매 등 욕구가 확실한 타겟에 맞춰 검색어를 입력하면 DDM24가 최상단에 노출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현지 마케터를 채용해 타오바오에 입점해 있는 개별 소매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처음 거래를 할 때 무료로 상품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품질에 만족을 느낀 소매점들이 자연스럽게 DDM24를 찾아오게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DDM24는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DDM24는 운영 2개월 만에 누적 매출 15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DDM24에 입점한 동대문 패션 브랜드 ‘블로썸’과 ‘데이런’은 올해 입점한 이후 거래액이 매월 150.0%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 괄목할만한 성장세

와이낫컴퍼니는 이를 바탕으로 중국 내 B2B 뿐만 아니라 B2C, 나아가서는 글로벌 B2C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으로 동대문 패션 디자이너들을 위한 B2C 플랫폼을 선보여 중국 내 티몰, 징동 등 10여개 B2C 채널과 제휴·입점을 통해 연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 러시아, 태국 등 전 세계 주요 24여개 국가로 동대문 패션 역직구 플랫폼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DDM24는 상품 및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중소규모의 동대문 패션업체들에게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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