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는 죽었고 놀이는 계속된다

개봉: 2016/10/26

감독: 이두환

출연: 류덕환, 조복래

[파이낸셜투데이=성남주 기자] 혼자 하는 숨바꼭질의 줄임말인 ‘혼숨’은 인형을 매개체로 귀신을 불러내어 함께 숨바꼭질을 한다는 일종의 강령술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혼숨>은 온라인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혼숨’ 괴담과 함께 사라진 여고생과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아프리카TV 공포 방송 전문 BJ의 추격을 속도감있게 담아낸다. 오직 레전드 방송으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욕심에 방송을 시작하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심상치 않은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들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더한다. 과연 여고생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혼숨’ 괴담은 일본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2ch’에서 한 네티즌이 올린 자세한 실행 방법과 이상 현상을 겪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이슈가 됐고, 그 과정에서 국내에까지 전파됐다. ‘혼숨’의 후기는 한 순간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당시 각종 미디어에서도 괴담의 진위여부를 밝히는 방송이 잇따라 방영됐다.

방송에서는 실제 실험자와 강령술 전문가가 모여 ‘혼숨’ 행위를 진행했다. 텔레비전 화면이 갑자기 꺼지거나 알 수 없는 존재의 인기척을 느끼는 등 공포의 순간을 촬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장난으로 놀이를 시작했던 여중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힌다며 학업까지 중단한 채 치료를 받았고 여중생의 어머니는 장난으로도 절대 시작하지 말아달라며 인터뷰하기도 했다.

영화는 이러한 ‘혼숨’ 괴담을 담아내면서 놀이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어두운 독서실 화장실에서 쌀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넣은 후 붉은 실로 봉합한 봉제인형을 거침없이 칼로 찌르며 숨바꼭질을 시작하는 여고생의 모습은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음에도 서늘한 공포감을 전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대세 1인 미디어 ‘아프리카TV’
스크린 속에 완벽히 담아내다

이렇듯 2016년 가을 단 하나의 한국 미스터리 공포 영화 <혼숨>은 실제 온·오프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던 ‘혼숨’ 괴담을 소재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롭고 생생한 공포로 스크린을 장악할 예정이다.

영화 <혼숨>의 가장 큰 특징은 1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또 다른 차원의 공포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1인 미디어는 인터넷의 발달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10대들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은 어느새 TV보다 ‘손 안의 작은 방송세계’가 더욱 친숙해졌다. 이처럼 <혼숨>은 어느새 우리의 생활 깊숙이 침투된 1인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 이상으로 마치 실시간으로 죽음의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단순히 콘셉만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1인 미디어의 대표격인 ‘아프리카TV’의 모든 것을 스크린 속에 그대로 담아냈다. 생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는 채팅창을 완벽히 재현해내, ‘BJ 야광’의 진행에 끊임없이 리액션을 하는 네티즌들의 채팅 내용이 사실감을 더한다. 또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 ‘별풍선’이 터지는 장면들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실제 BJ들은 별풍선의 개수나 방송 랭킹을 위해 자신의 몸에 식용유를 바르거나, 압정 위에 눕는가 하면, 심지어 강변북로 부근에서 영동대교 북단까지 20㎞ 구간을 시속 180㎞로 달리는 죽음의 레이스까지 펼치는 등 위험천만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혼숨>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공포의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레전드 방송을 찍겠다는 목표로 절대 끝낼 수 없는 죽음의 생방송을 시작하는 ‘야광’과 목숨이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리지만 방송 랭킹을 위해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방송 제작자 ‘박 PD’의 모습은 더욱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현대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며 신선한 충격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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