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대신증권은 강북으로, 삼성증권은 강남으로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증권사들이 하나 둘씩 서울 여의도를 떠나 ‘새 둥지’로 이사하고 있다.

아직 증권사들 중 절대 다수는 여의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던 여의도의 상징성이 점차 옅어지면서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 여의도를 떠나 본사를 이전할 예정인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이다.

올해 11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이 예정돼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지난 6월 이후 임직원 100여명이 미래에셋증권이 있는 서울 을지로 센터원 빌딩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무실과 감사실 리스크관리부 등 지원부서와 상품전략부, 상품개발실 등 미래에셋증권과 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업무부서다.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대우빌딩에 있는 나머지 1400여명의 직원들도 두 회사의 합병 시점까지는 모두 센터원 빌딩으로 옮길 예정이다.

대신증권도 명동에 신사옥을 짓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명동 옛 중앙극장 자리에 지상 25층 지하 7층 규모의 신사옥을 건축 중이다. 완공 예정은 오는 10월이다.

올해 안에 대신증권뿐 아니라 대신자산운용, 대신저축은행 등 강남, 을지로에 흩어져 있던 금융계열사들이 명동 신사옥에 모일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여의도 본사 사옥을 2013년 12월 신영증권에 팔고 현재까지 임대로 건물을 사용해 왔다.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이들보다 앞서 여의도를 떠난 케이스다. 2004년 여의도 본사 건물을 매각하고 현재의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미 다수가 서울 중구, 종로구 등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도이치증권(청계천로) ▲맥쿼리증권(소공로) ▲메릴린치증권(세종대로) ▲바클레이즈증권(을지로) 등이다.

삼성증권은 강남으로의 이사를 준비 중이다. 현재 본사 사무실이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건물로 여의도는 아니지만, 증권사들의 ‘탈 여의도’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삼성증권은 강남 삼성서초사옥으로 옮겨 갈 예정이다. 당초 올해 안에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이전이 조금씩 미뤄지고 있다. 그래도 내년 초에는 강남 시대가 본격화 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 삼성증권과 함께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모두 서초사옥에 모일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월스트리트’라고 불리던 여의도의 상징성이 그 동안 다소 희석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여의도는 금융당국 등 기관들은 많지만 일반인들이 잘 오는 곳은 아니어서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업무에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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