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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이 상반기 호실적을 냈다. 순이자마진 등 은행의 핵심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 관리 등에 신경을 쓴 덕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KB,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는 4조129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조4505억원보다 19.7% 늘어난 것으로, 증권가의 예상치 3조8830억원보다도 2400여억원 많다.

매각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이 장사를 제일 잘했다.

우리은행은 7503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2334억원(45.2%)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4307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2600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실적도 좋아졌다.

대출은 1.6%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713억원 증가한 2조488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라이벌인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상반기 순익이 동시에 1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이다.

신한지주는 상반기보다 2067억원 늘어난 1조454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64억원(29.9%) 늘었다.

신한은행의 원화 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2.9% 증가했고, 상반기 이자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5.4% 늘어난 2조1636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4년 만에 순이익 ‘1조원의 벽’을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887억원(20.1%) 늘어난 1조125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희망퇴직 등으로 일반관리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일반관리비는 지난해 2분기 시행했던 희망퇴직 비용 3454억원이 소멸한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해 13.2% 감소한 2조123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구조조정에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6%(1451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의 순이익 2000억원 가량 늘어난 가운데 하나금융은 순이익이 400억원대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79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작년 동기대비 412억원(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반기 기준으로는 2012년 이후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

경쟁사에 비해서는 뒤떨어졌지만 주식이나 채권 매각 등 일회성 이익 요인이 거의 없었던 점에 견주면 상당한 선방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다음달 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농협금융만 전망이 암울하다.

NH투자증권 등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은행의 충당금 탓에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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