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BNK금융그룹 산하 부산은행이 저성과자의 직급을 한 단계 낮췄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20일 하반기 실무진 인사에서 성과가 낮은 직원들 중 일부를 기존 직급에서 한 단계 낮추고 보직을 해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대상자는 4~5명으로 지점장은 부지점장으로 역할이 바뀌었고 과장급 인원은 기존에 담당했던 업무에서 제외하고 기초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부산은행이 지점장을 부지점장으로 직급을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실적이 좋지 않은 지점장들은 본부 부서에 발령이 났다가 일정 기간 이후 지점장으로 복귀했는데 이번에는 직급을 낮췄다. 과장급 인원도 큰 업무상 잘못이 없는 한 후선 업무로 빼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강도를 높였다.

부산은행이 저성과자에 대한 강등인사를 단행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려는 시중은행과 다른 지방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은행의 저성과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지방은행은 성과와 연동해 연봉을 받는 3급 이상의 직원들 가운데 저성과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크게 주지 않았다. 연봉 격차는 있었지만 큰 업무상 과실을 내지 않는 이상 강등인사를 내지 않았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보통 상반기에 실적이 안 좋으면 본부 쪽 부서에 빠져 있다가 개별 성과를 내 6개월 만에 다시 복귀하는 절차를 밟는다”며 “이번에 부산은행의 인사 조치로 저성과자에 대한 인사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사측의 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의 쉬운 해고’를 초래한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융노조 부산은행지부도 이번 인사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불만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기존에 저성과자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