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가능 매장, 100곳 중 2~3곳 불과

[파이낸셜투데이=성은아 기자] 카드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야심차게 내놓은 ‘앱카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모습을 드러낸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앱카드를 받아 주는 오프라인 가맹점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를 극복할 만한 마땅한 묘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앱카드는 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과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NH농협 등 6개 카드사의 전체 오프라인 신용카드 가맹점 200만여곳 중 앱카드를 취급하는 가맹점은 5만여 곳으로 2.5%에 불과했다. 즉,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앱카드를 받아주는 곳은 100곳 중 2~3곳뿐이라는 의미다.

앱카드는 스마트폰에 각 카드사의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신용카드 대신 결제를 가능하게 해 주는 서비스다.

이처럼 앱카드가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오프라인 매장에 전용 단말기 설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앱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담긴 바코드 등 전자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오프라인 매장의 단말기 교체를 직접 지원할 수 없는 상황. 당장 앱카드가 수익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없는 현실에서 점주들로서는 단말기 교체 비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앱카드 서비스를 시행 중인 각 카드사의 홈페이지에서 공식 오프라인 가맹점 현황을 살펴보면 앱카드 사용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개 카드사의 앱카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은 세븐일레븐뿐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앱카드를 받아주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다소 매장 수도 적고 인지도도 떨어지는 빈스빈스와 띠아모에 그친다.

그나마 대형마트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빅마켓, 농협 하나로마트 10곳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에서 사용 가능한 앱카드는 단 하나도 없다.

결제할 때마다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해야 한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게는 귀찮은 점이다. 별다른 절차 없이 신용카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삼성페이의 성공 요인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앱카드 사용을 위해 바코드나 QR코드를 읽을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하는 것은 수익자부담원칙상 가맹점 주가 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앱카드 가맹점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회적인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현실에 앱카드는 초반 반짝 인기를 지나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2013년 6개의 협의체 중 NH농협카드를 제외한 5개사가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앱카드의 올해 3월 기준 사용자는 958만3989명.

수치상으로는 전체 국민 10명 중 2명 가량이 앱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현장 사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실상 허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간편 결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는 가운데 앱카드의 생존을 위해서는 범용성 확대가 필수적이다. 결국 오프라인 가맹점이 확대되지 않으면 앱카드가 현실을 타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는 앱카드 협의체에서 공동으로 진행되는 부분”이라며 “개별적인 방법을 통해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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