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LG유플러스가 다단계 대리점을 통해 LG전자의 구형 스마트폰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다단계 판매원들에게 구형 스마트폰을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넘겨 8개월 간 300억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LG유플러스 및 관련 다단계 유통점 심의·제재 현황’ 자료와 통신3사의 공시지원금 등을 비교한 결과 LG유플러스가 업그레이드 모델인 ‘G3캣6’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형폰인 ‘G3’를 다단계 채널을 통해서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LG유플러스는 다단계 채널에서 G3를 G3캣6 보다 최고 수십만 원 비싼 가격으로 유통시켰고, G3캣6는 다단계 대리점을 통해 유통되는 것을 사실상 차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된 후부터 올해 5월까지 G3를 구입한 다단계 판매원들은 G3에 비해 G3캣6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G3 단말기를 구매해 154억원의 경제적 손해를 본 것으로 전 의원은 추정하고 있다.

방통위의 다단계 대리점 조사 자료에 따르면 다단계 대리점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판매한 G3 판매량은 총 5만815대다. 올해 6월 기준 G3와 G3캣6 단말기 가격 차이가 30만8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다단계 판매원들의 경제적 손실은 154억원 가량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 의원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또 다른 구형 스마트폰 ‘G프로2’를 다단계 대리점을 통해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다단계 판매원들은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적게는 166억8000만원에서 많게는 218억4000만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다단계 대리점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판매한 G프로2 판매량은 6만대 가량에 달한다. 올해 6월 기준으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G프로2 가격차가 36만4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다단계 판매원들은 218억40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와 KT의 G프로2 가격차가 27만8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경제적 손실 규모는 약 166억8000만원에 달한다.

전 의원은 “구형 단말기 밀어내기로 얻은 LG유플러스 다단계 대리점과 LG전자의 이익은 다단계판매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다”며 “규제 당국은 이러한 영업 행태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단계 판매가 법으로 허용됐다고 이를 사회적으로 권장하는 것은 위험하며 특히 LG 같은 굴지의 대기업이 다단계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정위의 통신 다단계 조사가 엄격한 법과 원칙에 입각해 신속하게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