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26배 넘어간 ‘눈덩이 부채’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카페베네가 과도한 빚더미 탓에 돈을 벌고도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영업에서 흑자를 내고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계속하고 있다.

빚에 딸려오는 이자는 ‘설상가상’. 이에 꿰차고 있던 현금주머니는 시나브로 작아졌다.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의 성공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의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카페베네로 들어간 현금은 39억원으로 나타났다. 즉, 카페베네는 올해 들어 40억원 가까운 현금을 실제 영업으로 벌어들인 셈이다.

문제는 빚이었다. 같은기간 카페베네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17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단기차입금 상환 때문에 빠져나간 돈만 173억원에 달했다.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을 각각 45억원, 12억원 차입했지만 이를 메꾸기는 무리였다.

이같은 상황 탓에 카페베네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카페베네는 올해 상반기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51억원 손실로 같은기간 대비 적자지속했다. 매출은 768억원에서 629억원으로 18.1% 줄었다.

결국 영업에서 아무리 돈을 벌어들여도 빚 갚기조차 힘겨운 상황. 실제로 올 2분기 말(6월 30일) 기준 카페베네의 부채비율은 2629.8%에 달한다. 부채가 자기자본의 26배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395.5%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사이 1234.3% 포인트 폭등했다.

이미 국내 커피시장은 과포화상태. 영업으로 상황을 급반전시키며 이를 메우기에는 힘든 상황이어서 과도한 부채로 인한 카페베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페베네의 올 2분기 말 기준 부채는 1499억원에 달한다. 이 중 당장 1년 안에 해결해야 할 부채인 유동부채만 849억원으로 56.6%를 차지한다. 즉, 내년 하반기가 되기 전에 전체 빚의 절반 이상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빚 때문에 발생하는 이자도 걱정이다. 올해 상반기 카페베네에서 이자지급을 목적으로 유출된 현금만 31억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실제 현금흐름은 66억원. 결국 카페베네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의 절반을 가만히 앉아 이자로 내고 있는 셈이다.

보유하고 있던 돈주머니는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사내에 쌓아뒀던 이익잉여금은 올 2분기 말 기준 37억원으로 지난해 말(89억원) 대비 58.4% 급감했다. 불과 6개월 사이에 절반 넘게 줄어든 것.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같은기간 63억원에서 28억원으로 55.6% 감소했다.

과거 외국계 유명 커피브랜드 사이에서 토종의 힘을 보여주며 성장해온 카페베네. 하지만 지금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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