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한듬 기자]

[파이낸셜투데이=이한듬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통신과 정유 산업을 ‘독과점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며 해당산업에 대한 재편 가능성을 언급해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윤 장관은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정유, 통신산업 등 독과점 성격이 강한 산업에 대해서는 경쟁을 확산시킬 수 있는 시장구조 개선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공정위와 방통위를 중심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가격인가 방식을 재검토하는 등 가격경쟁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연구해 달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정유업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국내 휘발유 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기준으로 세금은 낮은 편이지만 판매가격이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현재 유류세를 인하할 방침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정유업계에 판매가격을 인하할 것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장관은 또한 통신업계와 관련해서는 “통신비가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이라고 지적했는데, 통신비를 낮추는 것이 서민 생계비 부담을 줄이는 데 중요하지만 통신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비해 가격하락은 미진하다는 것이 윤 장관의 설명이다.

정유업계와 통신업계에 대한 정부의 구조개선 등 대책 논의 및 가격인하 요구는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이번에는 한 층 수위를 높여 ‘재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해당 산업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윤 장관의 이번 발언이 정유와 통신산업 두 가지를 영위하고 있는 SK그룹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정유와 정보통신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산업재편을 단순 검토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나설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장관의 발언이 있었던 이날 오전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날보다 2.26%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이나 방침에 대해서는 마땅히 코멘트 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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