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가상화폐 테라USD(UST)와 루나(Luna) 급락 사태와 관련해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정 원장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가상자산 시장 신뢰도 저하와 이용자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의 피해 상황과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 피해 예방, 적격 가상자산 공개 요건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외거래 중심의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상 앞으로 해외 주요 감독당국과도 가상자산 규율 체계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이 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를 의미한다. 테라는 국내 ‘테라폼랩스’라는 업체에서 발행한 코인이며, 가격이 미국 달러와 1대1로 연동한다.

루나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등에 쓰이는 테라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발행된 가상자산이다. 테라는 루나의 발행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테라가 1달러를 밑돌면서 루나도 동반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루나의 가격이 한때 99% 이상 급락하며 1원까지 하락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이를 제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동향을 점검하고 있지만, 당장 정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본 투자자는 약 20만명에 달하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루나 보유 투자자는 17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테라 사태 이후 컴투스 등 관련 기업들의 이른바 ‘탈 테라’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테라 생태계와 관련해 사업을 영위한 컴투스 등 국내 기업들의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13일 컴투스는 웹 3.0 게임 관련 C2X 코인의 메인넷을 기존 테라에서 다른 메인넷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안으로는 솔라나, 이더리움, 국내 클레이튼 등이 주목되고 있으며 자체 메인넷 구축 방안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카카오 계열의 클레이튼은 메인넷 장애와 이에 따른 수수료 인상 이후 관련 사업들이 이탈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컴투스가 클레이튼 생태계에 합류할지가 주목된다”면서 “위메이드는 위믹스 3.0 자체 메인넷을 구축 중이며, 크래프톤은 솔라나, 그 외 넷마블 등 국내 게임 기업들은 클레이튼을 채택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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