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우)
2007년 한명숙 전 총리에게 현금과 달러로 9억여원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49)씨가 20일 법정에서 "검찰 진술은 지어낸 얘기"라며 말을 바꿨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2007년 3월 말 현금 1억5000만원·1억원 수표·5만달러 등 3억여원을 건넸고, 4월 말쯤엔 현금 1억3000만원·17만4000달러로 또 3억여원을 준 것으로 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8월 말 현금 2억원과 10만3500달러를 다시 한 전 총리에게 건넸다. 하지만 한씨는 20일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2차 공판에서 3억여원은 한 전 총리 측근에게 빌려줬고, 6억여원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자신이 썼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날 2007년 3월 말의 3억여원에 대해서는 "(한 전 총리의 측근인) 김문숙씨에게 빌려 준 것"이라며 "현금 준비가 덜 돼서 1억원은 수표로 줬다"고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한 전 총리가 집으로 찾아온 한씨에게 "1억원 정도는 달러로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집 근처의 인적 드문 길에서 직접 여행용 가방에 담긴 돈을 승용차 트렁크에 받아온 것으로 돼 있다.

한신건영 전 경리부장 정모씨는 지난 6일 공판에서 "내가 사 온 여행용 가방에 사장님(한씨)과 함께 돈을 눌러 담았다"며 "사장님이 '쇠고랑차지 않으려면 네가 잘해야 한다'고 했고,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었다.

한씨는 이날 " '쇠고랑차지 않으려면…'이라고 말한 것은 맞지만, 거액의 달러가 있으니 회계관리를 조심하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검찰이 "차용증을 썼느냐"고 묻자, "찾아보고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말했다.

한씨는 2007년 4월 말과 8월 말 한 전 총리에게 주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6억여원에 대해서는 "1억3000만원은 내가 썼고, 나머지는 일산의 H교회 공사수주에 도움을 준 김모씨와 박모씨에게 성과급(사례비)으로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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