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등 계열 분리 후 시총 급감한 LG
내달 31일 MC 사업부문 생산 및 판매 종료
오는 29일 취임 3주년을 맞이하는 구광모 회장…빈자리 메울 타개책 ‘전장사업’
ZKW 인수, 마그나 설립, LG에너지솔루션 IPO까지…전망 ‘맑음’

사진=LG
사진=LG

이달 말 취임 3주년을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홀로서기’가 본격화됐다. LG家 장자 승계의 원칙에 따라 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故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고문이 LX홀딩스를 설립하며 독립하고, 구광모 회장만의 ‘LG 색입히기’가 시작된 것이다.

최근 심벌마크를 활용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인 ‘미래의 얼굴 Expressions’를 공개한 것도 브랜드 이미지 쇄신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브랜드 이미지는 기존의 심벌마크인 ‘미래의 얼굴’ 본래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감각을 반영하고 주목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다만 상사, 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 LX홀딩스로 떨어져 나간 빈자리는 메워야 한다. 오는 7월 31일에는 모바일사업본부(MC)의 생산 및 판매 종료도 예정됐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위한 구 회장의 한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 모바일→전장사업 확장 박차…ZKW·마그나 등 준비 ‘만반’

MC사업본부가 2015년부터 이어진 약 5조원의 적자를 품고 있어, 해당 사업 철수가 LG전자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빈자리를 메울 ‘주자’는 필요한 상황이다. 가전을 위시한 캐시카우가 LG전자 내에 존재하지만, 이조차도 최근 삼성전자와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기에 빈자리를 채움과 동시에 그동안의 부진을 확실하게 씻어낼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구 회장의 노림수는 바로 ‘전장사업’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사업전환은 비단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율주행·데이터 처리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포함되면서 IT기업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IT기업이 담당하던 전자장비와 첨단 OS 등 기술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LG전자가 지니고 있던 모바일사업 역량은 고스란히 전장사업으로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와 통신, 음향, 영상 등 다양한 사업군이 한데로 묶여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을 낳았듯, 향후에는 자동차가 ‘스마트카’라는 하나의 IT제품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미 이러한 사업을 대비하고 있었다. 기존의 전장부품 라인업을 담당하던 VS(Vehicle Solution) 사업본부(2013년 신설)의 역량은 2018년 4월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하면서 더 폭이 넓어졌다. 실제로 기존 담당군이었던 AVN(Audio, Video, Navigation 통합 모듈), LCD 클러스터, V2X(Vehicle to Everything)에서 ZKW의 인수는 자동차 헤드램프까지 그 분야가 확장하게끔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네셔널과 합작해 세운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으로는 전장사업부 내의 모터/PE(Power Electronics), 배터리히터 등 부품 관련 사업을 강화했다. 오는 7월 공식 출범하는 합작사는 LG전자가 51%의 지분을 가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손을 맞잡은 마그나의 영업망을 활용해 유럽과 중국 등 수주채널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전/TV/전장부품/B2B로 사업포트폴리오가 압축된다”라며, “전장 등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및 적극적 사업확장이 가능해짐에 따라 LG전자의 기업가치는 빠르게 상승할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 ‘기업가치 100조원 예상’ LG에너지솔루션 IPO, 분위기 뒤집는 ‘한수’될까

LG는 최근 LX홀딩스의 인적분할로 시가총액이 급감했다. 그룹으로 보자면 현대자동차그룹에 시총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분할 전 LG의 합산 시가총액은 21조8000억원이었으나, 분할 직후 시가총액이 약 17조원으로 감소하면서다. LX홀딩스의 시가총액을 합산하더라도 18조원으로 분할 전 대비 약 17.5%가 감소했으며, 최근에는 약 20%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에서는 LG상사와 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의 계열사가 빠져나가면서 전체적인 시총의 구멍이 생겼다. LG그룹 입장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한방에 뒤집을만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 업계는 이 카드로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추진을 꼽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거래소 승인 후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및 공모가 확정 ▲일반 청약 절차를 거쳐 ▲연내 신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를 약 100조원으로 환산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더욱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사업 협력과 미국 현지 투자 등과 구 회장이 미래성장 사업에 무게를 두고 대규모 투자와 M&A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러한 기대감에 한몫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IPO는 LX가 떠나간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의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배터리 사업의 투자였기에, LG에너지솔루션 스스로 막대한 현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면, 성장동력에 더 활력이 붙게 된다. LG로서는 거대한 캐시카우 하나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는 올해, 구 회장만의 ‘뉴 LG’ 굳히기에 들어갔다”라며, “MC사업본부 리스크 해소와 전장사업이라는 확실한 캐시카우 창출은 LG그룹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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