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산업 전반적 항구적 손실 불가피한 상황
콘텐츠산업, 불경기 시 매출 마이너스 성장 우려
수출 분야는 게임 선방하면 낙관적 예측 가능
비대면 경제, 개인화된 미디어 이용이 늘어난 결과
“미래성장동력 콘텐츠산업, 체질 개선의 기로”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은 기술의 발전, 개인화된 비대면 소비의 증가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이다. 미래성장동력임과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현재 산업체질 개선의 기로에 서 있다.”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은 21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만나다’ 포럼에서 위와 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코로나19 이후 콘텐츠산업을 전망하고,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올해 초부터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는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국내 누적 확진자는 21일 0시 기준 1만3816명에 달한다. 국외 상황도 심각하다.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는 370만명을 넘겼고, 세계적 팬데믹 상황은 종식될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에 상당한 위축이 있었다. 이양환 콘진원 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구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콘텐츠산업의 경우 매출은 낙관적으로는 4.2% 증가, 비관적 예측은 1.3% 증가로 전망되는데, 콘진원에서는 낙관과 비관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경제 예상치가 좋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이 12월까지 지속될 경우 매출도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수출의 경우에는 낙관적으로 봤을 때도 기존 예측(111억달러, 6.8% 증가) 성장률의 절반 수준인 107억4000만달러(3.3% 증가)며, 비관 예측으로는 8.6% 감소한 95억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60% 이상을 게임이 차지하고 있어 수출은 게임이 변수로 꼽힌다.

이양환 본부장은 “게임산업은 지난 1분기까지 선방했다. 기조가 유지된다면 낙관적 예측이 가능하지만, 다른 산업처럼 위기를 맞으면 비관적 예측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고용은 프리랜서가 많은 콘텐츠산업 특성상 경제가 악화하면 고용상황이 안 좋아져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콘진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정책금융 확충 ▲실감콘텐츠 지원 ▲신한류 추진 ▲세제 개선 노력 ▲공정유통환경 조성 ▲R&D 확충 등 산업 구조의 변화에 대응해왔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판 뉴딜’을 통해 경제 역동성 촉진, 지속가능성 확보, 경제 복원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양환 본부장은 콘텐츠산업이 4차 산업혁명과 비대면(언택트) 산업 확대로 미디어, 유통, 인력구조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봤다. 비대면 경제가 ‘대중의 증발’로 표현될 정도로 대중이 소멸하고 개인화된 미디어 이용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기반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고객이 늘고,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새로운 소비행태를 찾으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B2C뿐 아니라 B2B에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주로 프라임 타임이라고 불리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주목받던 영상물이 스트리밍 시대로 넘어오면서 피크 시간이 낮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영상 시청의 주도권이 가정에서 개인으로, 시간대가 저녁에서 낮 시간으로 이동했다. 콘텐츠도 밈(meme) 콘텐츠나 짧은 재미있는 영상을 시청하는 비중이 늘었다.

 

사진=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 간담회 캡처
사진=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 간담회 캡처

콘진원의 N CONTENT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여가시간에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이 비콘텐츠 이용비율보다 늘었고, 온라인·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이 오프라인 콘텐츠 비율 대비 7대 3 수준까지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후에도 비대면 콘텐츠를, 유료여도 보겠다는 응답이 47%에 달한다. 유료 콘텐츠 이용 비율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양환 본부장은 “우리는 한때 TV는 집에서 보고, 게임은 오락실에서 하고, 음악은 테이프로 들으며 전통적 미디어 속에 살았지만, 지금은 드라마를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기기로 본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기기로 하며, 공연을 집에서 보는 시대가 왔다”며 “코로나19로 많은 분의 고통을 창작자·제작자들의 노력을 통해 콘텐츠는 지친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산업은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 개인화된 비대면 소비 증가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이고, 미래성장동력임과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산업 체질 개선의 기로에 서있다”며 “콘텐츠산업이 가야 할 길은 위기에 대한 논의보다는 기회에 대한 논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양환 본부장의 기조발제 이후 김현수 CJ ENM 국장, 김용우 구글코리아 매니저가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시도와 실험 사례를 소개하고, 배진아 공주대학교 교수 진행에 따라 남영선 펍지주식회사 본부장, 서현철 레진엔터테인먼트 총괄PD, 임석봉 JTBC 팀장, 조동춘 SM엔터테인먼트 실장, 이해돈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이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각 콘텐츠 장르의 현황을 공유하는 동시에 비대면 콘텐츠 소비문화 확산으로 특히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K-콘텐츠가 더 주목받을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애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응을 함께 논의했다. 이밖에도 산업별 새로운 기회와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 콘텐츠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이번 포럼은 다양한 콘텐츠 산업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이 겪는 위기와 기회 요인을 분석하고, K-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콘텐츠산업이 위기를 넘어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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