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 자랑하더니‥근로자 안전 ‘무색’


[파이낸셜투데이=조경희 기자]지난 6월 25일. 제2롯데월드 타워 공사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자동상승거푸집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사고 발단이 된 자동상승거푸집은 자체 발판에서 거푸집·철근·콘크리트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로 롯데물산이 세계 최초로 도입해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고가 나면서 정밀감식에 나선 바 있는데 이 같은 사고는 사실상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상승거푸집을 통해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산업재해와 건강재해예방이 취지인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중 극히 일부분만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안전과 관련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산업안전관리비 집행 대신 인건비로 돌려막기?
민주당 한정애 의원실 “생색내기 급급” 질타해

사실 그간 제2롯데월드는 기둥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민관 합동으로 정밀진단을 실시한 바 있다. 또 이 정밀진단 실시 결과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하 6층, 지상 123층에 555m 높이로 설계된 제2롯데월드는 완공 후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된다.

초고층 건물인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계속되는 균열 논란에 이어 근로자 추락사까지 제2롯데월드 끝없는 진통을 앓아왔다.

여기에 지난 6월 25일 근로자가 추락사하는 사고까지 발생한 가운데 사실상 이 같은 사고가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근로자의 산업재해와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제30조, 시행규칙 제32조에 의거해 공사금액대비 일정비율을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사용하도록 규정했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잠실 제2롯데월드 총 금사금액 1조7,341억600만원 중 재료비와 직접노무비 합계액 1조2,138억7,400만원의 1.88%로 계상된다는 점을 봤을 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257억5,037만3,733원이라는 것.

또 한정애 의원실은 “롯데건설은 역대 최고액인 산업안전관리비 257억 5,037만 3,733원 중 1.3%에 불과한 금액만을 근로자건강관리비로 사용해 현장근로자의 건강 보다는 형식적인 지출에 급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전관리비를 인건비로 돌려?

한정애 의원실은 아울러 롯데건설이 1.3%에 불과한 금액만을 근로자건강관리비로 사용한 반면 40%에 이르는 금액은 ‘인건비’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안전에 드는 비용을 집행하는 대신 인건비로 사용했다는 것.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근로자의 산업재해와 건강재해예방이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은 제2롯데월드 관련 인건비성으로 22억1703만원(40%)을 지출했다는 것.

한 의원실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인건비성이라는 말은 사실상 안전관리비 대신 인건비성으로 지출했다는 내용을 의미 한다”며 “안전요원, 추락방지시설, 위생 및 복리시설 등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사용돼야 할 비용을 집행하는 대신 롯데건설에서 안전요원을 고용하는 데 비용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요원 고용 비용이 바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에서 집행돼 사실상 인건비성으로 집행됐다는 것.

이어 “롯데건설이 사실상 위생시설 설치 등 근로자를 위해 신경써야 할 안전관리 보다는 생색내기에 급급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초 한 의원실에서 제기했던 샤워시설 등은 해당 작업장에 모두 설치가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역시 정상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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