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오랜 불황으로 인해 직원 감원을 비롯한 ‘칼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증권사의 임원과 직원 수는 총 4만1천6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작년 6월 말보다 1천899명(4.4%)이나 줄어든 규모다. 1분기 전인 지난 3월 말(4만2천317명)보다도 630명(1.5%)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완만하게 증가해 2011년 말 4만4천55명에 달했지만, 작년 3월 말 감소세로 돌아선 뒤 하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임원을 뺀 직원 수 역시 지난해 3월 말(4만2천388명) 12분기 만에 처음 전분기보다 감소한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울러 증권사의 국내 영업지점 역시 축소되고 있다.

작년 6월 말 1천744개에 달했던 증권사의 국내 지점은 올해 6월 말 1천565개로 집계됐다. 1년 사이 179개(10.3%) 지점이 사라진 것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지점과 직원 축소 조치에 나선 것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와 경쟁적인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하루평균 3∼4조원 수준에 불과, 증권사 손익분기점인 6∼7조원에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경쟁 심화로 인해 거래 수수료가 0.01∼0.5%로 거의 없는 것과 마친가지인 상태에서 증권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손쉬운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지점 창구를 통한 거래 수요 역시 빠른 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증권사가 수수료에서 얻는 수익보다 지점 관리,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더 많이 든 비정상적인 상태가 7분기째 이어지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전한다.

하반기에도 증권사의 인원 감축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특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화투자증권은 추가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달 말 진행한 경영워크숍에서 지점장과 팀장들에게 전직원 임금 20% 삭감, 전직원 10% 삭감과 구조조정 병행 등 강력한 구조조정 안을 내놓은 상태다.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34명으로 구성된 모바일사업본부를 정리하고 그 중 절반가량을 내보냈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지점 위주로 영업해온 증권사 대부분이 점포를 점진적으로 철수할 계획을 밝혀온 만큼 인원 감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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