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국내 30대 대기업들의 공익법인이 지난해 사업수익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공익활동을 위한 지출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대기업그룹이 출연한 30개 비영리 공익법인의 사업실적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총수입액은 3천501억원으로 2011년 7천971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러나 공익사업을 위한 순수목적사업비 지출액은 2천404억원으로 2011년 2천117억원보다 늘어났다.

지난해 공익활동사업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공익법인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교육멘토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꿈장학재단으로 328억원을 지출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 재단의 지난해 공익활동 지출액은 사업수익 114억원보다 두배 이상 많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의료복지 등을 위해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전체사업수익의 71.2%에 이르는 166억원을 투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5천억원을 출연해 만든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도 지난해 156억원을 공익사업에 투자했고 SK그룹은 행복나눔재단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해 151억원, 145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공익법인에 대한 기업들의 실질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현금출연액으로는 삼성 계열사들이 1위에서 8위까지를 휩쓸었다.

삼성전자가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에 587억원을 현금으로 내놓았고 삼성생명도 삼성생명공익재단에 202억원의 기금을 역시 현금으로 출연했다. 삼성코닝정밀소재(71억원), 삼성중공업(46억원), 삼성디스플레이(40억원), 삼성화재(38억원), 삼성물산(23억원), 삼성SDS(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2011년 정몽구 회장의 5천억원 출연으로 일시적으로 수입액이 늘었던 탓에 지난해 사업수익이 갑자기 줄어든 것으로 보였다"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공익법인들의 활동은 나름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