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을 이끌던 박삼구(63) 그룹회장이 명예회장으로 경영 2선으로 물러난다. 항공부문 부회장을 맡고 있던 전문경영인 박찬법(63·사진)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격된다. 박찬구(61)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

박삼구 명예회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4가계는 그룹 계열사 주식에 대해 균등 출자하고 4가계가 그룹회장을 추대해 회장을 중심으로 결속했으나 최근 박찬구 회장이 개인의 이익 중심인 행동으로 공동경영에 분란을 일으켰다. 그룹의 발전과 장래를 위해 해임조치를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회장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나와 동생간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격려를 해줬으나 결국 이런 결론에 다다른데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동생을 해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나도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새로운 경영인에게 그룹 경영을 맡긴다”고 밝혔다.

28일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해임안을 가결했다. 같은 날 오전 그룹 경영위원회는 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을 5대 그룹회장으로 추대했다.

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은 그룹에 40년 넘게 몸담았다. 박 명예회장은 “박 부회장은 그룹의 철학이나 그룹 전반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보다 더 경영을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화학부문 회장의 지분변화로 인해 재무구조개선 약정 이행과 같은 그룹의 산적한 현안을 두고 대주주간의 경영권분쟁, 석유화학 부문 분리가능성 등이 거론돼 왔다”면서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그룹 총수를 포함,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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