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4% 초중반 수준…내주부터 본격 판매 돌입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은행권에 이어 우체국, 상호금융, 보험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잇따라 ‘재형저축’ 판매를 결정했다. 이는 은행권에 수신 기반을 모두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다.

가장 먼저 새마을금고가 ‘포문’을 열었고 저축은행과 우체국은 다음주부터, 보험사는 다음달부터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한다. 금리는 4% 초중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전문가들은 제2금융권의 상품 출시를 앞두고 연장 가입을 후 중도에 해지를 해도 만기이자를 보장하는 등 은행권과 차별화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금융사별 조건 ‘제각각’…“꼼꼼히 따져봐야”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는 2013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재형저축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 역시 빠르면 다음 달부터 재형저축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출시할 재형저축상품 금리는 4% 초반으로, 최고 4.6%까지 제시된 은행권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유일하게 보험사에만 존재하는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실질 금리는 3% 중반까지 떨어진다.

저축은행의 재형저축 표준약관도 전날 저축은행중앙회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표준약관 마련에 필수적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도 이번주에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재형저축 금리를 4% 중반으로 잡았다. 당초 4% 안팎으로 예상했지만, 금융사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자 상향 조정에 나선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도 오는 15일 재형저축 출시를 목표로 금리를 조율하고 있다. 우정본부의 규모를 고려하면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새마을금고는 전날 금리 4% 수준의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했고, 신용협동조합 역시 조만간 재형저축을 판매할 계획이다.

▲‘고객 지키기’…차별화 시도도

이처럼 제2금융권이 재형저축을 연달아 출시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점포망과 고금리를 내세워 수신을 독차지하면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선 재형저축 출시에 대해 수익과 상관없이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상품을 많이 판매하겠다는 것 보다는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의 접근이라는 의미다.

사실 저축은행에 재형저축은 ‘애물단지’이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안 팔자니 경색된 경기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손쉽게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은행과 소매금융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우정본부와 새마을금고 역시 수신기반을 지키는 차원에서 재형저축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에 뛰어들자 제2금융권은 나름의 유인책이나 대안을 찾느라 고심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은 표준약관을 통해 연장가입자가 중도해지해도 약정금리를 모두 제공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세제혜택 조건인 7년을 채우고 3년 연장했다가 해지해도 고객 입장에서는 불이익이 전혀 없게 된다는 뜻이다.

보험사들의 경우 저축성 상품의 ‘판촉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재형저축 상품에 ‘맞불’을 놓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보험사들이 많은 실적을 기록했던 저축성 보험의 조건이 재형저축과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재형저축과 비슷한 비과세 혜택이 있고, 중도해지하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대신 가입 요건에 큰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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