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먼쇼크 보다 하락폭 커


[파이낸셜투데이=김미희 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10곳 중 4곳이 최근 수년 중 최저점으로 꼽히는 2008년보다 가격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가 200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소재 재건축 아파트 8만4149가구의 가격변동 추이를 조사한 결과 39.7%인 3만3473가구의 실질가격이 2008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가격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수치다. 예를 들어 2012년 9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2941만원이고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2.7% 오르면 실질가격은 2862만원이다.

가격 저점 기준을 2008년으로 삼은 것은 이 당시 가격이 최근 가격으로는 가장 바닥이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의 실질가격은 2006년 3.3㎡당 평균 3516만원에 달했으나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3.3㎡당 274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0년과 2011년은 각각 3300만원, 3088만원으로 올랐으나 올 9월 기준으로 2862만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강남권 중에서도 강남구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만2855가구 중 1만583가구(65.9%)의 실질가격이 2008년 보다 떨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 집값 하락 심각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01㎡(이하 공급면적)는 3.3㎡당 2613만원에서 2433만원으로 떨어졌고, 개포동 대표 재건축인 주공1단지 52㎡도 5361만원에서 4853만원으로 떨어졌다.

강동구는 재건축 아파트 2만198가구 가운데 1만2377(61.2%)가구가 2008년 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덕동 고덕시영은 모든 주택형(42㎡, 56㎡, 62㎡, 72㎡)에서 가격 회복을 못하고 있다.

송파구는 2만1051가구 중 23.2%인 4894가구가 2008년 수준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동 미성 168㎡는 2429만원에서 2051만원으로 떨어졌고, 잠실동 우성 1, 2, 3차 148㎡ 역시 2965만원에서 2249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서초구는 강남권 다른 지역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2만45가구 중 1119가구(5.5%) 만이 2008년보다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2월부터 내년까지 이주에 들어가는 잠원동 한신4차 등 재건축 진행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추석 이후 취득세 감면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저점에서 벗어나는 재건축 단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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