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팀장

‘윤석열 검찰’은 조국의 사퇴를 기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총장 자리에 앉힌 문재인 대통령의 심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수사 착수를 선언했다. 지금까지 고위공직자들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옷을 벗는 게 일반적이었다. 검찰도 이런 점을 노렸을 것이다. 검찰의 압박은 상상이상이었다. 공교롭게도 어디선가 수사 내용이 흘러나왔고 언론은 ‘앵무새’가 됐다. 부인이 기소됐고, 딸은 난도질 당했다.

그런데 검찰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조 장관은 사퇴하지 않았고, 청문회는 여당 입장에서는 성공적으로, 야당 입장에서는 ‘맹탕’으로 끝났다.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검찰에는 ‘검찰개혁’이라는 불똥이 떨어졌다. 검찰은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았다. 희망은 단 하나, 조국 기소였다. 특수2부에 특수3부 검사까지 총동원됐다. 말 그대로 총공세가 이뤄졌다.

지난 23일 검찰이 조 장관 자택을 무려 11시간을 넘게 압수수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 입장에서는 한번 빼든 칼을 아무것도 벤 것 없이 집어 넣기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원하는 것’을 베지 못하면 자신들이 베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은 국민들의 수준을 간과했다. 짜장면까지 배달되며 11시간동안 이어진 이번 압수수색은 조국 지지층들은 물론, 중도 입장의 사람들까지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동안 주요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는 ‘우리가 조국이다’가 오르내렸다. 자연스레 ‘우리가 조국이다’를 내세우는 조국 지지층들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27일 오후 6시 사법개혁 촛불집회가 주목을 받게 됐다.

검찰의 조국 수사는 ‘NO JAPAN’까지 잊게 할 정도로 거셌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제 검찰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을 정도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엇이 두렵길래 이 정도까지 하느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가 행사하는 형사 법집행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서, 법집행의 범위와 방식, 지향점 모두 국민을 위하고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헌법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며, 국민의 사정을 살피고, 국민의 생각에 공감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자세로 법집행에 임해야 합니다.”

이런 말도 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이 이번주 토요일 대검찰청 앞에서 촛불을 든다. 지금의 검찰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기 때문일까?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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