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레저 이어 물류·폐기물 처리까지…신사업 눈 돌려 ‘위기 타개’
“수주물량 급감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 타 분야 진출 활발 전망”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용인 남사면 북리 물류센터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수주물량이 급감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주택사업 외 안정적인 수익 창출 활로를 모색해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복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레저산업 정도를 겸하던 건설사들의 신사업 발굴 움직임이 산업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물류업은 물론 건설폐기물 처리 사업까지 손을 뻗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포스코건설의 움직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6일 604억원 규모 용인 남사면 북리 물류센터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앞서 2월, 마스턴투자운용이 발주한 1240억원 규모 경기도 시흥 스마트허브 내 물류센터 시공권을 따낸 데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빠른 서비스가 온라인 커머스 기업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의 물류센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물류센터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우미건설 역시 온라인 쇼핑의 급진적인 성장에 주목, 물류센터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우미건설은 물류센터 개발 펀드(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에 2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377억원 규모 경기도 이천 소재 물류센터 시공권도 따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 역세권, 창동 민자역사 등 역세권 개발 및 물류센터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직접 운용에 나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신세계건설은 최대주주인 이마트의 물류시스템 및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스마트 물류’ 사업 확대에 나선다.

대림산업이 운영 중인 글래드 여의도 전경. 사진=대림산업

신세계건설은 2014년 부산 송정동 물류센터 신축 및 냉동자동화창고 설비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2016년 금호미쓰이화학 자동화설비 설치공사, 2017년 서울향료 진천공장 자동창고 자동화설비 설치공사 등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물류용 자율주행로봇(AGV)’ 등 스마트 물류플랜트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미 일부 건설사에서 진행 중인 호텔·레저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도 더 늘어나는 추세다.

대림산업은 2014년 론칭한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올 2월에는 호텔·리조트 계열사인 오라관광 사명을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로 변경하는 등 관련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대림산업이 운영 중인 글래드 호텔은 서울, 제주 등지에 총 5곳에 이른다. 여기에 을지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오라컨트리클럽, 정선 메이힐스리조트, 제주항공우주호텔 등 리조트도 함께 운영 중이다.

호반건설도 리조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7년 800억원 규모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000억원 규모 충북 제천 리솜리조트를 사들였다. 올해는 덕평CC와 서서울CC를 연이어 인수했다. 이를 통해 호반건설은 종합레저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이밖에 동부건설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WIK-용신환경개발 4개사를 인수한 에코프라임PE 사모펀드에 간접투자했다. 동부건설은 높은 마진율과 견고한 현금창출능력을 보유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WIK-용신환경개발은 2016년 기준 일일 평균 6488톤가량의 폐기물 처리실적을 갖추고 있다.

당시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안정적인 기저수익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기존 건설업에서 확장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투자를 시행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 사업 분야에 걸친 건설사들의 다각화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책 등 영향으로 수주물량이 급감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가 꽉 막혀버렸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를 타개하려는 건설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당분간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에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거나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의 진출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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