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폐업…부동산거래 소강, 중개업소 숨통까지 조인다
줄줄이 폐업…부동산거래 소강, 중개업소 숨통까지 조인다
  • 배수람 기자
  • 승인 2019.06.0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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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신규 개업 1520건, 2015년 이래 최저치 기록
“주택시장 침체, 관련업종 악영향 불가피…당분간 지속될 듯”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관련 산업 역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부동산 공인중개소가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정부의 규제가 시장 내 2·3차 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무주택 실수요 중심 집값 안정화 목표에는 이견이 없으나 시장을 옥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견해다.

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4월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 건수는 1520건이다. 이는 전년 대비 21.6% 감소한 수준이며 2015년(1676건)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최근 4년간 공인중개소 신규 개업 건수는 2016년 1692건, 2017년 1762건, 2018년 1941건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들어 뚝 떨어졌다.

개업 건수는 줄었지만 폐업 건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모습이다. 올해 폐업신고를 한 공인중개소는 1월 1403건, 2월 1212건, 3월 1377건, 4월 1425건 등으로 1200건을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준 전국 개업자 수는 6597명, 폐업자 수는 5416명 등이다.

업계에서는 9·13대책 이후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기 시작했고 그로 인한 거래량 감소 등에 기인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고강도 규제책으로 거래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줄면서 공인중개소를 찾는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금천구 일원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공인중개사가 돈을 잘 번다는 얘기는 옛말이다. 정부가 워낙 강도 높은 규제를 고집하니까 수요자들은 ‘똘똘한 한 채’로 몰리게 됐다”며 “여기에 대출까지 막혀버렸으니 정말 입지가 좋거나 미래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알짜단지 매물을 들고 있지 않는 이상 부동산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어 “서울·수도권이랑 지방 주택시장만 양극화가 되는 게 아니다.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다”며 “몇 년 전에는 굳이 거래에 나서지 않더라도 문의가 많이 왔는데 이제는 문의 전화도 많이 줄었다. 사무실 열어두는 게 오히려 적자인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7025건으로 전년 동월(7만1751건) 대비 20.5% 감소했다. 5년 평균(8만9425건) 거래량과 비교해도 36.2% 적다. 연도별 4월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올해는 20만2112건으로 전년 동기 30만4579건보다 33.6% 줄었다. 5년 평균치인 31만5426건 대비 35.9% 감소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개업이 녹록지 않다고 느끼는 현상이 확연하다”며 “통상 하반기로 갔을 때 개업이 줄고 폐업이 느는데 (이대로라면) 조만간 폐업이 개업을 앞서는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건설산업은 다양한 산업과 연계,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시장 위축에 따른 관련 업종 위축 및 침체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시장이 계속 얼어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향후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 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부작용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소폭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 자체가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유의미하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관련 산업이) 모두 안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양극화가 발생한다는 게 문제다”며 “어느 정도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는데 정부가 올해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이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가격이 오를 때는 거래량이 늘고 내릴 때는 거래량이 줄어든다”며 “가령 10억원짜리 주택을 사면 5~10%정도 관련 비용이 발생한다. 소비는 누군가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셈. 공공이 세금을 거둬 소비하든 민간이 소비하든 결국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자금이 묶여있다. 당연히 공인중개사도 복비(중개수수료)를 받지 못하면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관련 업종 침체 등 부작용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방안은 철학을 바꾸는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다주택자나 실수요자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한 채를 소비하는 행태에서 개인이 두 채를 소비하거나 임대업을 위해 여러 채를 소비하는 행태가 주택시장에서는 정상적인 흐름이다. 다주택자라고 온전히 나쁘게만 판단할 게 아니라 이들이 시장에서 하는 역할이 있다는 걸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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