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입 모은 금융권, 外人만 배 불리는 고배당
‘주주가치 제고’ 입 모은 금융권, 外人만 배 불리는 고배당
  • 김민아 기자
  • 승인 2019.04.02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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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CEO, 주총서 주주가치 제고 일제히 강조
‘배당잔치’ 신한·KB·하나, 외인 주주 일색…‘외화 유출’ 비판 여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신한금융지주, 연합뉴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신한금융지주, 연합뉴스

주요 금융지주사의 주주총회가 모두 마무리됐다. 금융지주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배당 성향을 확대했고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외화 유출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신한·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주주총회를 끝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보다 앞선 22일 주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금융지주사는 지난 2월 말 결정한 배당을 확정했다. 신한지주는 보통주 배당을 전년보다 150원 증가한 1600원으로 결정했다. KB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1920원으로 결정했고 하나금융은 보통주 1500원이다.

지난 1월 출범한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가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 총액은 2조832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배당금 총액이 75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7530억원), 하나(5705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는 3개 금융지주의 전년도 총 배당금인 1조9131억원보다 8.89%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 성향 역시 상승했다. 하나금융이 전년(22.53%)보다 3.01%p 상승한 25.54%로 배당 성향이 가장 높았고 상승 폭 역시 가장 컸다. 이어 KB금융이 24.8%를, 신한금융이 23.86%를 기록해 전년보다 모두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올해 배당 성향은 21.5%로 전년(26.7%)보다 감소했다.

이번 주총에서 금융권 CEO들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이에 배당을 확대해 회사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KB금융 주총에서는 타 지주사에 비해 KB금융 주가가 하락한 것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주가 하락에 대해 거시 경제의 어려움과 금융 관련 규제 등을 꼽고 KB 내부에도 원인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략적 인수·합병(M&A)을 과감하게 실행해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같은 날 열린 주총에서 “올해부터 금융그룹으로 전환해 은행이 아닌 금융그룹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며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가 주주가치 확대를 위해 배당금을 늘리는 것이 외화 유출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지주 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 기준 신한·KB·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 평균은 67.90%로 조사됐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70.48%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67.03%), KB금융(66.19%)의 대부분도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금융지주가 기록한 호실적의 상당수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벌어들였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얻은 수익으로 외국인 주주 배를 불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3개 금융지주의 이자 이익 규모는 총 23조1222억원으로 전년(21조1806억원)보다 9.17% 확대됐다. 같은 기간 비이자 이익은 5조7956억원에서 5조2907억원으로 8.71% 감소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사의 60~70% 주주가 외국인인데 금융지주가 배당을 늘리면서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며 “배당금이 국내 소비와 저축으로 이어져 내수경기에 도움이 돼야 하지만 배당의 순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당 성향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를 염두에 두고 시행된 것이 맞다”며 “과거에 비해 외화 유출이라는 지적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해당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배당수익 차원도 있는데 국내 기업에 투자한 사람에게는 배당을 적게 하고 우리는 높은 배당금을 가져오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당국이 증시 부양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투자를 더 활성화하는 것이고 이는 기업가치 상승과 이어져 주주가치 제고, 배당 증가로 연결된다”며 “배당 확대는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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