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고객 마음까지 읽어”…AI기반 ‘주문 전 배송’시대 목전
“주문 고객 마음까지 읽어”…AI기반 ‘주문 전 배송’시대 목전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3.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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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다음 구매까지 예측, 맞춤형 물품 발주 ‘척척’
“개인정보 유출 등 심리적 저항, 해결과제로 남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송시간을 줄이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의 ‘주문 전 배송’이 가능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주문 전 배송이란 소비자가 주문 버튼을 누르기 전 주문할 제품을 예측해 발송에 돌입하는 미래형 배송 시스템이다.

최근 이커머스를 비롯해 백화점·마트·홈쇼핑·편의점까지 배송 전쟁에 가세하며 당일배송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간 배송이 지연됐던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 주문 이후 물품이 물류창고로 발주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러한 문제를 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으로 극복했다. 다음 날 주문할 물품 수량을 예측해 물류창고에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이미 물류센터로 이동 중인 물품의 주문 버튼을 누르게 된다. 예측을 통한 창고관리는 당일·새벽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배송 서비스의 핵심은 첨단기술인 AI과 빅데이터다. 해당 기술은 주문부터 창고·재고관리 등 물류 업무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쿠팡’과 ‘마켓컬리’는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곳 기업들은 향후 미래형 배송 시스템 도입까지 가능한 곳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쿠팡은 AI 알고리즘 기반의 ‘랜덤 스토(Random Stow, 무작위로 넣는다)’ 방식을 통해 창고를 관리한다. 랜덤스토는 비슷한 제품군을 대량 보관하는 일반적 물류센터의 방식과 달리 각기 다른 제품을 소량 보관하는 형태를 띤다. 예를 들면 세제와 스낵, 치약 등이 일정분량으로 물류창고 곳곳에 함께 보관돼 있다.

해당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쿠팡이 특정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다음 구매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상품별 입·출고 시점과 주문빈도, 물품·운반특성을 고려해 수요를 예측한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쿠팡은 하루 최대 170만개의 상품을 출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이 가능하게 된 배경은 배송 데이터의 축적과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한 랜덤스토에 있다”며 “아직 주문 전 배송에 관한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빅데이터를 분석한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한다면 미래형 배송 시스템도 가능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푸드마켓 마켓컬리 역시 고객이 주문할 물건을 미리 읽는다. 2015년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당일 매출과 고객 수, 주문 수를 비롯해 물품의 품절·폐기 주기를 분석한 통계 모델을 구축했다. 이곳 업체는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다음 주문을 예측해 물건을 발주한다.

주문 전 배송은 이 같은 주문 예측 기술의 연장선에 있다. 업계에서는 구매 패턴 예측 능력이 개선된다면 소비자 주문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배송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정확한 주문 예측은 창고에 보관된 물품의 폐기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하루 약 2만건의 배송을 처리하지만 폐기율은 평균 1% 안팎에 머무른다.

이 같은 예측 기술 발전은 앞으로 배송시장의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시스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저항감이 우려되는 만큼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문 전 배송은 소비자들이 소비 주체에서 객체로 바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시행 중인 쿠팡의 정기배송과 비슷한 형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문제다”며 “정기배송은 일종의 사전계약을 치른 것이다. 의사결정 과정 없이 배송이 진행되는 것(주문 전 배송)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 편리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의 심리적 저항감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행동 패턴이 분석되고 있다는 이질감을 먼저 해결해야 미래형 배송 서비스도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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