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치 ‘1조원 이익’ 달성 실패 전망…어닝쇼크 예측도
조직개편·인력조정·공격적 투자로 재정비

미래에셋대우.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대우의 ‘이익 1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직개편과 공격적 투자에 나서 지난해 부진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미래에셋대우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래에셋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박혜진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순이익은 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6% 감소할 전망으로 시장 전망치인 758억원을 밑도는 수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분기 보고서에서 미래에셋대우의 연간 순이익을 5900억원에서 5280억원으로 약 10% 낮췄는데 이보다 기대치를 더 낮춰야 할 것이다”며 “3분기부터 시장 상황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미래에셋대우의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을 전년보다 51.2% 줄어든 473억원으로 추정했다. 트레이딩 관련 손익 감소가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이는 작년 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것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당시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보다 50% 성장한 연결 세전 이익 1조원을 목표로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투자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는 한편 성과를 주주분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일관된 배당 정책 등으로 주주 친화적 정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폭락한 증시가 미래에셋의 발목을 잡았다.

증시 상황이 좋았던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순이익은 각각 2007억원, 157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2.23% 오르면서 이익 1조원 꿈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듯했다.

반면 하반기부터 코스피·코스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 순이익은 765억원으로 전년 동기(1343억원)보다 43.06% 급감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인 것을 꼽았다. 주식 거래대금이 30% 이상 급감했고 2분기 사상 최대치 실적 이후 대형 딜 공백과 보유 물량 셀 다운 확대에 따른 IB 부문 역기저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부정적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자 미래에셋대우는 인재 영입과 희망퇴직을 병행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투자은행·트레이딩과 리스크·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문성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IB 총괄과 트레이딩 총괄을 신설하고 IB 부문에 ▲종합금융 3본부 ▲프로젝트개발본부를, 트레이딩 부문에는 ▲전략 운용본부 ▲해외채권 운용본부를 마련했다.

IB 부문 강화를 위해 스타 증권맨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달 초 미래에셋은 김성락 트레이딩1 부문 대표와 김연추 에쿼티 파생본부장의 임명을 포함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에 새 둥지를 튼 두 사람은 업계 대표적인 연봉킹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보수가 5억원 이상이면 일반 임직원도 이름을 공시하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둘의 보수가 공개됐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사진=미래에셋대우

김성락 당시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상반기에만 22억5900만원을 받았고 김연추 본부장은 당시 한국투자증권 차장 신분으로 같은 기간 22억2998만원을 받았다. 이는 한투증권 최대 주주인 김남구 부회장(13억1135만원)과 당시 최고경영자인 유상호 대표이사(20억2754만원)를 뛰어넘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11일부터 신청을 받아 합병 후 첫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신청자 중 요건을 충족한 일반직 150명, 업무직 140명의 퇴직 절차를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 측은 일부 직원의 요청으로 회사와 직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직무 전환이나 재취업의 교육 기회를 주는 등 희망퇴직을 시행하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적극적인 해외투자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가스 코스모 폴리탄 호텔, 영국 캐논브릿지 하우스 빌딩 등 해외 대체투자와 홍콩 ‘더 센터’ 빌딩 인수에 참여했다. 또 중국 승차 공유시장 1위 업체인 디디추싱에 미래에셋캐피탈, 네이버 등과 함께 2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에셋대우는 투자 DNA를 바탕으로 한 투자전문그룹의 일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올해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에 제동을 걸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했다.

김성진 책임연구원은 “타 금융그룹 대비 다소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금융 그룹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에도 그룹 차원의 공격적 투자 성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적극적인 해외사업 확대는 장기적으로 이익 다각화 등을 통해 경쟁 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 요소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아직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자본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재무 부담 확대 및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 변화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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