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샤오미·화웨이 등 속속 상륙
라인업 강화 및 사후지원 등 서비스 차별화 전략

샤오미 '포코폰 F1'과 화웨이 '비와이폰 3'. 사진=각 사

중국 업체들의 중저가 스마트폰이 속속 상륙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업계의 차별화 전략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와 화웨이는 일명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폰의 국내 출시를 잇달아 전했다.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이 붙은 샤오미는 지난달 29일 40만원대 스마트폰 ‘포코폰 F1’을 출시했다.

샤오미는 국내 출시 전 인도에서 포코폰 F1을 먼저 선보였다. 포코폰 F1은 현지 판매 첫날 5분 만에 314억원치 물량을 전량 판매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포코폰 F1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양을 탑재했음에도 출고가가 절반 수준인 42만9000원 수준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스마트폰은 ▲6.18인치 풀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콘 845 칩셋 ▲4000mAh 배터리 용량 ▲2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200만 화소·500만 화소의 인공지능(AI) 후면 듀얼 카메라 ▲6GB 램·64GB 내장메모리 ▲최대 256GB 외장메모리 등을 지원한다.

샤오미 포코폰 F1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9’, ‘V40 씽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스펙을 갖췄다. 특히 배터리 용량은 갤노트9와 동일하고 V40 씽큐(3300mAh)보다는 크기 때문에 장시간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기에 유리하다.

화웨이는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내 이동통신사 KT를 통해 ‘비와이폰 3(P20 라이트)’을 출시했다. 이는 올 3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P20 시리즈’의 보급형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겨냥해 최적화된 스마트폰이다. 출고가는 33만원 정도다.

비와이폰 3은 ▲5.84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애플의 최신작 ‘아이폰 XS’ 시리즈와 비슷한 노치 디자인을 채택했다. ▲기린 659 칩셋·EMUI 8.0 적용 ▲3000mAh 배터리 용량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600만 화소·200만 화소 후면 듀얼 카메라 ▲자연스러운 보케(Bokeh) 촬영 기능 및 3D 리터치 기능 ▲얼굴인식으로 잠금 해제가 가능한 페이스언락 등의 스펙을 갖췄다.

그동안 중국산 제품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지 못한 탓에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업체에서 생산한 가전기기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올라가면서 분위기는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춘 중국산 저가폰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잇달아 고성능 저비용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모델에 신기술을 탑재해 소비자들을 공략하던 기존 전략을 수정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입이 어렵고 가성비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중저가 모델에 혁신기술을 우선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7'과 LG전자 'LG Q8'. 사진=각 사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후면 트리플(3개)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A7’을 출시한 데 이어 세계 최초 후면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A9’을 시장에 선보였다.

갤럭시A7은 ▲6.0인치 F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2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400만 화소·500만 화소·800만 화소의 후면 트리플 카메라 ▲3300mAh 배터리 용량 ▲4GB 램·64GB 내장메모리 등이 지원된다. 출고가는 49만9400원이다.

갤럭시A9은 ▲6.3인치 F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2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400만 화소·500만 화소·800만 화소·2400만 화소의 후면 쿼드 카메라 ▲3800mAh 배터리 용량 ▲6GB·8GB 램에 128GB 내장메모리 탑재 등의 스펙을 지닌다. 출고가는 60만원대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지난 8월 스타일러스 펜 내장 등 이용자 편의 기능을 더한 중저가 스마트폰 ‘LG Q8’을 출시했다.

전작과 달리 추가된 스타일러스 펜으로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펜을 뽑아 바로 메모할 수 있는 ‘바로 메모’, 어떤 화면에서도 즉시 메모가 가능한 ‘팝 메모’ 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LG Q8은 ▲6.2인치 F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450 칩셋 ▲1600만 화소의 화각 100도를 자랑하는 전면 카메라·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3300mAh 배터리 용량 ▲4GB 램·64GB 내장메모리 ▲IP68 방수·방진 기능 ▲하이파이 쿼드 DAC·DTS:X 고음질 사운드 등이 지원된다. 출고가는 53만9000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도 대폭 개선했다. LG전자는 ‘SW 업그레이드 센터’를 열고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어 중저가폰에 대한 사후지원을 강화해 소비자의 서비스 신뢰도를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위해 방수·방진 및 내구성, 카메라 성능 등 기능을 일부 덜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계 스마트폰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양한 중저가폰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은 이미 포화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고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중저가폰에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며 “중저가폰 주 타겟인 10~30대가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용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외산폰에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국산폰 기술 강화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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