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헬리오시티’ 등 서울·경기 중심 물량 쏟아져
전세수요 기회↑…부동산대책 변수, “역전세난 힘들 듯”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게시된 아파트 전세가. 사진=연합뉴스

내년 1월까지 서울에 신규아파트가 대거 입주 예정인 가운데 전세시장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상승했다. 역대 10월 상승률로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을 이사철임에도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가는 데는 갭투자에 따른 전세매물 증가와 예년과 비교해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서울은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입주 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어 전세 물량은 한동안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신규아파트 입주가 몰리면 일대 지역 전셋값은 하락세를 보인다. 새 아파트 입주로 인해 이주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까지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인근 전세시장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공급되는 입주 물량은 전년동기대비 6.6% 늘어난 6만3717세대에 이른다. 지방에서도 6만6131세대가 집들이에 나선다.

서울은 월별로 11월 3255세대, 12월 1만3076세대, 내년 1월 1757세대 등 총 1만8088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인천·경기 등지에서도 4만5629가구가 입주한다.

11월 주요 입주예정 단지는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 아크로 리버하임(1073가구)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 등이다. 12월에는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1035가구)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원 아이파크(906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내년 1월 입주하는 단지로는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14 답십리파크자이(803가구)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 롯데캐슬 골든힐스(399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특히 12월 입주를 앞둔 송파 헬리오시티는 인접 지역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해당 아파트는 951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규모를 자랑해 단지 일부 물량만 풀려도 전셋값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일각에서는 전세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08년 잠실에서는 재건축 아파트 1만8000여가구가 같은 시기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금이 대폭 떨어진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집값이 급등했고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 등 시장 내 변수가 많아 전셋값 하락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불과 2년 만에 13.7%나 올랐다. 단기에 집값이 치솟으면서 집을 사려던 실수요자들은 전세 기간을 연장하는 등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또한 8·2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조건이 ‘2년 보유 및 주거’로 변경됐고 무주택 실소유주 위주로 정책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다주택자 세부담이 늘어난 것도 한몫한다.

이 때문에 신규아파트 분양을 받더라도 임대를 놓기보다 입주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을 거라는 해석이다.

다만 여유 있게 전세 물량이 공급되면서 일부 매수 대기 수요나 전세수요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매매전환 수요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임대차시장에 머무르려는 전세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가격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은 올해 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전 전셋값이 급등했을 때 월세화 현상이 두드러졌었는데 최근 전세로 옮겨오는 매물이 늘고 있어 세입자에게는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 일시적으로 전세시장 가격이 하향조정되거나 일부 지역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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