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9여시간의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16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오전 9시20분게 출석한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오전 1시께까지 신문을 진행했다. 4시간여 동안 신문 조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오전 5시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임 전 차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 없이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를 뒷조사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주로 캐물었지만, 임 전 차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임 전 차장을 추가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했다. 그는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의혹에서 실무 책임자로 등장한다. 임 전 차장을 통해 윗선 개입 여부가 드러난다면 향후 차한성·박병대·고영한 등 전진 대법관은 물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임 전 차장은 법관사찰 의혹은 물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불복 소송, 정운호 게이트 등 수사기밀 유출 등과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해 법원행정처가 직원남용,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에 대한 법리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한 의혹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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