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백년대계는 곧 교육”…인재 양성 및 사회공헌 연계
사막화·황사 방지 및 세계불꽃축제 등 글로벌복지 추구

공정거래법이 38년 만에 전면 개편되면서 대기업집단이 설립한 공익법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대기업이 재단을 설립 목적과 다른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및 사익편취 등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8월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위의 이 같은 규제에 따라 공익재단이 보다 투명하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익법인 전체를 잠재적인 범법단체로 간주해 되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에 이어 국세청에서도 대기업이 출연한 200여개 공익재단을 대상으로 탈세 여부를 가리겠다고 나서고 있어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화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은 사업으로 국가사회에 기여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그룹 창립 5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아무리 큰 나무도 혼자 숲이 될 수는 없다”며 “‘혼자 빨리’가 아닌 ‘함께 멀리’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화의 공익사업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친환경·신(新) 먹거리 사업 등과 연계한 사업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룹에서 운영하는 공익법인은 북일학원, 한화문화재단 등 두 곳이다.

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선대회장이 1975년 설립한 북일학원은 한화를 대표하는 교육 목적 공익재단이다. 당시 김 선대회장은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재 38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일학원은 북일고·북일여고를 설립했다. 1976년 설립한 북일고는 재단의 안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2009년 자율형사립고등학교로 지정되는 등 천안 내 명문고로 인식되고 있다. 북일학원은 북일고에 국제과를 신설하고 글로벌 인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이후 1997년 개교한 북일여고는 방과후 학교·1인1예1체·예향원 교육 등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김 선대회장에 이어 재단 이사장직을 맡았던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성하현 전 신고려관광대표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북일학원은 ▲한화 137만1105주(1.40%) ▲한화케미칼 25만521주(0.15%) ▲한화호텔앤드리조트 4만8184주(0.42%) 등 지주사 및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북일학원의 ▲총자산은 1819억5160만원 ▲총수입 153억2076만원 ▲총지출 109억8806만원 등으로 파악됐다. 지출액 중 공익사업비로는 97억3678만원이 사용됐는데 그 중 목적사업비는 83%(80억9195만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17'. 사진=연합뉴스

북일학원 외에도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활발한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임직원 기부금과 해당 금액의 1.5배를 회사가 추가로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제도,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 촉진을 위한 유급자원봉사제도 등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을 사회공헌사업과 연계한 ‘해피선샤인(Happy Sunshine)’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해피선샤인 프로젝트는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한화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화는 국내 217개 복지시설에 총 1527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지원했다. 절약한 시설 운영비로 또 다른 복지 서비스를 마련하는 선순환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잇겠다는 취지다.

한화의 사회공헌활동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이어진다. 사막화 및 황사 방지를 위해 중국 일부 지역에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 묘목을 키우는 사막화 방지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케냐·탄자니아·우간다 등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교육 및 지역개발 사업을 지원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다.

매년 10월 서울 한강에서 펼쳐지는 서울세계불꽃축제도 한화의 대표적인 문화복지 프로그램이다.

이는 화약산업을 모태로 성장한 한화가 불꽃으로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2000년부터 시작했다. 1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 인파가 몰리는 만큼 가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오는 6일 예정된 ‘서울세계불꽃축제 2018’은 한반도가 태풍 ‘콩레이’ 간접영향권에 들게 되면서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한화 측은 “기상 상황이 시시각각 변동되고 있고 관람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한화세계불꽃축제 진행 여부 최종 결정 시점을 가급적 6일 오전 일찍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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