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자회사 승인…1위 BNK금융 넘을까
하이투자증권 노조 “협상 결렬 시 총파업도 불사” 압박

DGB금융지주 본사.사진=연합뉴스

하이투자증권을 품은 DGB금융지주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지방금융 최초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했지만 노조와의 협상이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및 현대선물 손자회사 편입을 각각 승인받았다. 지난해 11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10개월 만이다.

그동안 DGB금융은 BNK금융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지방금융지주 만년 2위를 기록해 왔다.

DGB금융은 지주사 설립 첫해인 2011년 순이익 205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2445억원, 2015년 3083억원, 지난해 3163억원을 나타냈다. BNK금융은 2011년 4003억원, 2013년 3055억원, 2015년 5305억원, 지난해 4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DGB금융의 영업이익은 2750억원, 순이익 2071억원을 기록했고 BNK금융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055억원, 3736억원을 나타내면서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DGB금융은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전 부문을 아우르는 사업라인을 완성해 종합금융그룹 위상을 갖추게 됐다.

향후 DGB금융은 은행·증권 또는 은행·증권·보험이 결합된 금융 복합점포 개설을 면밀하게 검토해 추진한다.

이를 통해 대구·경북 중심 네트워크와 고객 기반이 수도권 및 동남권으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계열사 간 소개 영업 활성화로 금융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DGB금융은 자회사 편입 후 다음 달 중 하이투자증권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11월 중에 증권의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의 손자회사 편입신고를 진행해 모든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지방금융지주 1위인 BNK금융지주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업계에서도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이 DGB금융 성장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새 성장엔진을 장착했다”며 “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고 내년에는 증권 연결 효과로 두드러진 이익 증대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증권 업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연간 500억~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자금 성격으로 발행한 채권 3200억원에 대한 이자 비용 약 80억원을 고려해도 연결 순이익이 연간 약 400억원 증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은 자회사 편입 이후 조달비용 절감이나 은행 지점을 활용한 영업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대구은행 지점과 하이투자증권의 지리적 영업 기반이 겹치지 않고 상호 지리적인 영업 기반 확대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조와의 첨예한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하이투자증권 노조에 따르면 DGB금융은 고용안정협약에 임금피크제를 넣고 리테일 사업부 실적 개선을 위한 성과평과제도나 구조조정안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또 금융위의 자회사 편입 승인안이 결정된 이후 협상을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김형래 하이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자회사 편입 승인 이후 사측에서 제안한 것은 아직 없다”며 “조합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조건없는 고용보장’과 ‘후퇴없는 단협승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의 요구안이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면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 농성, 대구은행 본점 앞 집회 혹은 총파업도 불사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DGB금융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는 “노조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서 자세한 것 말할 수 없지만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노조의 강경 대응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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