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용량 및 S펜 강화…마니아층 구매욕 자극
애플 ‘아이폰’ 보다 조기 출시, 틈새수요 흡수 효과 ‘톡톡’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의 인기가 거세다. 배터리는 물론 저장공간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S펜에 대한 호응이 높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신제품 흥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번호이동건수다. 신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이용자들이 통신사를 변경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갤노트9이 출시된 8월 한달 간 이동통신 3사 번호이동건수는 올 들어 최고치인 52만1836건으로 집계됐다. 개통 첫날인 지난 21일에만 갤노트9 번호이동건수는 2만9737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만4500건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S9(50만947건)보다는 2만889건 많다.

◆업그레이드 된 배터리·용량, 고화질 영상 및 게임 ‘거뜬’

갤노트9의 흥행요인 중 하나는 배터리다. 2016년 갤노트7의 배터리 발화사건의 오명을 말끔히 씻은 눈치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갤럭시 노트 언팩 행사에서 배터리와 관련해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고 사장은 “(갤노트9 배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할 것이다”며 “여러 배터리 분석을 통해 개발자들과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고 갤노트9 용량을 늘려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하기도 했다.

갤노트9 배터리 용량은 4000mAh다. 갤노트8(3300mAh) 보다 21% 가량 늘어났다. 이는 고사양 게임을 장시간 하지 않는 이용자라면 별도의 충전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정도다.

배터리 안정성 확보를 위해 삼성SDI는 1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안정성 검사 단계와 검증 인력을 늘리고 전문성 높은 외부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이어 2016년 업계 최초 선보인 쿨링 시스템 ‘히트파이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배터리 발열을 줄였다. 히트파이프 크기를 키운 갤노트9은 열을 빠르게 식힐 수 있다. 카본 파이버 시트 강화로 쿨링 성능 역시 전작 대비 21% 개선했다.

지난달 갤노트9을 구매한 A씨는 “기존 노트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배터리 용량과 발열 해소가 갤노트9의 가장 큰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며 “영상을 오래 보거나 모바일 게임을 오래 해도 배터리 부분 발열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모리와 저장공간이 대폭 늘어난 점도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갤노트9은 메모리 6GB에 저장공간 128GB, 8GB에 512GB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특히 512GB 모델은 현재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사양을 자랑하는 만큼 예약판매 당시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았다.

삼성전자는 향후 512GB 외장 메모리카드도 출시예정이다. 최대 1TB라는 거대한 저장공간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블루투스 적용…더 똑똑해진 S펜 탑재

노트시리즈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S펜 역시 이용자의 편의를 돕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갤노트9의 S펜은 기존 펜 기능이 강화됨은 물론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해 원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S펜은 0.7mm 펜촉에 4096단계 필압을 갖춰 전보다 사용감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S펜은 갤노트9에 꽂으면 단 40초 만에 충전이 된다. 완충된 S펜은 대기 시간 기준 30분, 최대 200번 버튼 사용이 가능하다.

최대 10m 거리에서 펜을 셔터로 활용하는 등 사진촬영 편의성도 높였다. 사진 및 영상 등을 통해 기록을 즐겨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음악·영상 재생 및 정지, 프레젠테이션, 음성녹음, 각종 애플리케이션 실행 등 기능도 추가됐다.

종합하면 갤노트9은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용자들은 이같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년 대비 2주 가량 일찍 출시하면서 갤노트9의 경쟁자가 없는 것도 일부 상승세를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점이 일부 마니아층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틈새 수요까지 흡수하면서 호재를 맞은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삼성의 경쟁사로 꼽히는 애플이 오는 12일 아이폰 후속모델 3종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갤노트9의 흥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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