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9종에서 5종으로 단순화
기본 데이터 제공량 증가로 통신비 절감 효과
실질적 2만원대 스몰 요금제…보편요금제 염두?

사진=이건엄 기자

SK텔레콤이 ‘요금제 개편’ 행렬에 가세했다. 기존 9개 요금제에서 5개 요금제로 개편되면서 보다 단순해졌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도 크게 늘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만큼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을지로 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가족 데이터를 늘리고 가격 부담을 낮춘 신규 요금제 ‘T플랜’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T플랜은 스몰과 미디엄,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등 총 5종의 요금제로 구성됐다.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경우 9종으로 구성됐지만 5종으로 단순화됐다.

T플랜 요금제는 전 요금제 구간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제한 제공한다.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와 동일하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와의 차이는 데이터 제공량 확대다.

라지와 패밀리는 기본 데이터 소진 시에도 5mbps 속도 제한 조건으로 데이터를 계속 제공한다. 5Mbps는 HD급(고화질) 영상을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피니티 요금제 가입자는 월 10만원에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또한 ▲ 6개월마다 스마트폰 교체 지원 ▲ 연간 로밍 쿠폰 12장, 공항 라운지 쿠폰 4장 ▲ 연간 영화 티켓 30장 ▲ 스마트워치 요금 무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가입자에게는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 지원, 멤버십 VIP 등급 혜택이 추가로 적용된다.

기존 밴드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하면 기본 데이터 제공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 실제 기존 월 3만2890원의 밴드데이터 세이브 요금제는 데이터 300MB(메가바이트)를 제공했지만, 신규 요금제인 T플랜 스몰은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2GB(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약정할인 적용 시 월 2만원대다. 정부의 ‘보편요금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기본적으로 보편요금제를 염두해 설계한 것은 아니다. 고객 데이터 사용량을 보고 요금제를 설계했다”며 “선택약정할인이 적용될 경우 고객 실질 지불금액은 2만4750원이다. 보편요금제와 유사한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밴드데이터 3.5G 요금제는 월 5만1700원에 데이터 3.5GB를 제공했지만 신규 T플랜 미디엄은 월 5만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한다.

6~7만원대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은 대폭 확대됐다. 기존 밴드데이터 퍼팩트 요금제의 경우 월 6만5890원에 데이터 11GB를 제공하고 모두 소진 시 매일 2GB를 추가 제공했다. T플랜 라지 요금제는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한다. 9배 이상 데이터 제공량이 증가했다. 이 마저도 소진 시 5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T플랜 패밀리 요금제는 월 7만9000원에 150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기존 유사 요금제인 밴드데이터 퍼펙트S 대비 9배 가량 증가했다. T플랜 인피니티는 월 10만원에 완전 무제한이다. 인피티니 가입자에겐 VIP 혜택을 제공한다. 6개월마다 스마트폰을 교체하거나 연간 로밍쿠폰 12장, 영화티켓 30장, 스마트워치 요금 무료 등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족 결합 혜택도 대폭 확대됐다. 공유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가족 중에 한 명만 패밀리, 인피니티를 이용하면 매월 각각 20GB, 40GB의 데이터를 나머지 구성원에게 공유해 줄 수 있다. 온가족이 20GB, 40GB를 실시간으로 나눠쓰거나 구성원 별 사용한도를 할당해 나눠줄 수도 있다.

양 그룹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 가족간 주고받는 데이터가 월 3500TB에 달한다”며 “범위는 기존과 동일하게 직계고, 요금제를 통해 제공하는 데이터량을 고려해 5명 한도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정호 사장은 지난 2월 MWC2018에서 “옷 사이즈는 라지, 스몰로 이야기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데, 데이터요금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17일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동통신3사 CEO 오찬 회동에서도 “요금제가 옷이면 옷 사이즈처럼 이해할 수 있게, 데이터를 현실에 맞게 제공하겠다”며 요금제 단순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SK텔레콤

다음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 관계자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요금제를 출시한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졌고 경쟁사 대비 반응이 좋지 않다. 강점은 무엇인가?

늦게 출시됐다기 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우선순위라고 보면 된다. 고객들의 고민을 들어보니 강매와 약정, 로밍 등에 불편을 많이 느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요금제의 경우도 고객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했다. 실질적으로 비교해 보면 완전무제한 구간의 경우 경쟁사보다 더 저렴하다. 6만9000원 요금제면 충분히 사용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따. 10만원은 통신 프리미엄 고객들이다. 통신 이외의 여러가지 혜택들을 제공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단순히 요금테이블만 봐서는 설명이 되지 않기 떄문이다. 패밀리를 선택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부분 호응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3만원대 스몰을 보면 타사 대비 차별화 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 요금제를 염두해 둔 것인지 궁금하다

보편요금제를 염두했던 것은 아니다. 고객들이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최소 구간에 300MB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1.1GB정도다. 이 구간에서 현재 사용하는 양을 소화할 수 있도록 1.2GB를 제공하게 됐다. 야간 할인 등의 혜택으로 추가적으로 20%정도 더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3만3000원에 선택약정 25%하면 2만4750원이다. 보편 요금제와 유사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가족 공유 등 추가 혜택까지 고려하면 이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보편요금제 문제가 저가 요금제의 부족한 데이터로 인해 파생됐기 때문에 이 이슈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

1년 내에 가입자 예상수와 재무적으로 얼마나 영향이 있을 지 궁금하다.

가입자 예정치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기존 요금제 가입자들이 상당부분 넘어올 것으로 본다. 기존에 밴드 요금제 대비 싸기 때문이다. 신규 고객들도 대폭 강화됐기 때문에 많은 선택이 있을 것으로 본다. 2년 내에 1000만정도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무에 영향이 있다.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시장 안정화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손실 규모의 경우 15% 정도로 예상한다.

인피니티 요금제 혜택 중 휴대폰 교환 혜택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최신 스마트폰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플래그십 중심으로 설계했다. 물론 재무적으로 타격이 있다. 기존 단말을 반납하는 조건이다.

5G상용화를 앞두고 있는데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무제한 데이터를 연동해서 사용 가능한 건지 아니면 다른 요금제가 나오는 건지 알고 싶다.

5G는 상용 시점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5G는 4G대비 데이터 사용량이 많을 것으로 본다. LTE 변경 때와 마찬가지로 기존 요금제를 존속할지 새로 만들지 고민 중이다. 구체적 설명을 드리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매출에 충격이 있더라도 감내하겠다고 말했는데 안정화까지 기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궁금하다

MNO혁신 프로그램중 최적 요금제 추천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언제쯤 그 부분이 안정화 될지는 예측을 못하고 있다. 혁신을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시장이 많이 안정화되고, 고객 해지율도 1% 이하로 떨어졌다. 2005년 번호 이동 도입 후 2% 넘는 시기도 있었는데 고무적인 성과다. 현재 매출이 떨어지는 부분은 이를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MNO 변화 혁신은 여러 가지 준비 중이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재무적인 영향 등 단기 실적으로 인해 못했던 것을 단계별로 찾아보고 있다. 추후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겠다.

요금 인가 과정에서 기존안과 차이가 생겼는지 알려달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시각은 동일하다. 가계 통신비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어느 정도 있었다. 최종안과 기존안이 많이 다르지 않았지만, 과기정통부에서 좋은 의견을 주셔서 많이 반영했다. 요금에 대한 자율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처음 인가 협의 시점이 언제인지 알고싶고, 트래픽 증가에 따른 불편은 없는지 알고 싶다.

기본적으로 요금제는 초안을 가지고 과기정통부와 협의하고,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인가 심의위원회의 결정 이후 기재부의 승인에 따라 시행된다. 6월에 시작했다. 전 구간에서 데어터 제공량을 늘렸기 때문에 트래픽 증가가 예상된다. 최대 2배정도로 보고 있다. 인프라 센터쪽과 트래픽에 대해 최적화 작업과 용량 확보를 완료했다. 전체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본다. 추이를 계속 봐서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겠다.

가족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인원의 한도가 있는지 궁금하다

가족구성원은 직계까지 가능하다. 인원 한도는 5명으로 제한한다. 패밀리요금제를 가입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5명이라 생각해서 제한을 했다.

의견을 수렴했다고 했는데 어떤 것인지 구체적 사례를 알려달라.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 말씀해달라

이번 요금제에 적용된 과기정통부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보편요금제의 영향은 재무적인 것 보다는 시장경제 하의 자율경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더 크다. 자율적인 시장경쟁을 저해하기 때문에 우려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