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벼랑 끝에 내몰린 자유한국당이 위기 수습 대신 연일 계파 갈등만 노출하고 있다. 당 내홍이 진화되기는커녕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3일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일부 친박(친박근혜)계·잔류파 의원들은 간접 설전을 펼쳤다.

전날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의원총회가 의원들 간 인신공격성 발언과 고성 등 격한 감정싸움으로 막을 내린 지 불과 몇 시간 만이다.

김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쇄신과 변화를 거부하고 정략적 목적만을 위해 당내 갈등을 야기시키며 기고만장해하는 모습을 더는 두고만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행의 이날 발언은 전날 의총에서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한 일부 친박(친박근혜)계·잔류파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다.

김 대행은 “대표권한대행이자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가슴 속에 (할 말을) 쌓아뒀던 것 자체가 그 사람들에게 오판하게 한 것 같다”며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들이 당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것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친박계·잔류파 의원들인 김기선·김도읍·김진태·김태흠·박대출·이장우·정용기 의원 등 7명의 재선 의원은 성명을 내고 김 대행의 리더십을 비판하면서 사실상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의총을 거듭할수록 김 원내대표의 안하무인격 독선과 오만 가득한 행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며 “의총장은 김 원내대표의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으로 일순간 ‘혼수상태’가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장에라도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만 한다”며 “더 이상 김 원내대표가 파국으로 당을 끌고 가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친박계 재선 의원인 김진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행을 겨냥해 “거의 분노조절 장애”라며 “김 대행이 물러나지 않으면 한국당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꾸 원내대표가 임시로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따르라’고 하는 데 따르기 싫다”며 “며칠짜리 권한대행은 제발 좀 조용히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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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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