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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총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연임부터 노동 사외이사제 추천 안건, 사외이사 교체 등 굵직한 이슈들이 몰려 있어 금융권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거센 데다 노사 갈등이 어느 때보다 첨예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각각 주총에서의 표결을 앞두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가 22~23일 순차적으로 열린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은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안건에 대한 표결에 들어간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추천을 거쳐 단독 회장 후보로 결정됐지만 금융당국과의 마찰로 연임 이슈를 둘러싼 금융권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김 회장의 연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찬성 의견을 내놨고,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김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아직까지 하나금융의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김 회장의 연임 안건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은 국민연금에 연임 반대 의견서를 보내는 등 막판까지 표대결을 신경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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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열리는 KB금융의 주총에서는 노조가 추천한 이사 선임 안건이 가장 큰 쟁점으로 KB금융 노사는 이번 안건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KB노조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올렸으나, 이사회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맞선 상태다. 이에 노조는 법원에 이를 무효로 해달라며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며 반발했다.

이러한 가운데 ISS는 노조가 제안한 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ISS는 권 교수에 대해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사 이사회의 활동이 전무한 점을 문제삼았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지만 부결된 바 있다.

‘친(親)정부’ 사외이사 선임도 이번 주총에서의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신한금융은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박병대·최경록·김화남 사외이사 후보 3명에 대한 선임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중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져 있는 인사다.

KB금융도 선우석호·정구환·최명희 후보 3명을 새 사외이사를 추천한 바 있다.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이고, 정구환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한국소비자원에서 근무해 현 정부와 인연이 있다. 하나금융도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시환 전 대법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한편 농협금융도 30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한다. 기존 사외이사 4명 중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민상기·전홍렬·손상호 이사 등 3명이 연임을 고사하고 물러나기로 했다. 현재 신규 사외이사 선임 작업은 진행 중이다. 다음달 28일 임기 만료를 앞둔 김용환 회장의 3연임 여부가 관건인 만큼 이번에 교체될 사외이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혜정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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