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된 국내 여행…전문가 “관광 바가지 개선하고 시설투자 해야”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오만학 기자] 항공산업의 발전이 우리 추석문화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를 통한 이동이 늘어나고 귀성 이동 시간의 단축으로 당일 귀성도 늘어났다. 또 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도 증가했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기간 중 이동수단으로 비행기를 이용한 비율은 5.1%로 2006년 1.3% 대비 3.8%p 증가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보다 비행 편수가 확대된 게 항공기 이용률 증가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국내 항공운항 횟수는 2006년 34만회에서 지난해 63만회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항공권 운임의 지속적인 하락도 비행기 이용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 11일 최근 6년간 항공권 단가가 평균 26% 하락했다고 밝혔다.

비행기 이용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추석 당일 귀성행렬도 늘어났다. 2006년 27.7%에 그치던 당일 귀성비율은 지난해 51.8%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귀성시간이 절약돼 하루 전부터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자동차 이동 기준 서울에서 부산까지 6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할 시 55분으로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항공산업 발전은 추석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비중도 증가시켰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추석 기간 중 해외여행을 나간 비중은 2006년 1.2%에서 2016년 3.1%로 늘었다. 또 추석연휴가 속해있는 9월과 10월 내국인 출국자 수도 2006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7% 증가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6 국민여행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2010년 1249만명이던 내국인 출국자 수가 지난해 2238만명으로 약 7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연휴 기간 중 출국자 수가 19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1번가가 지난 27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지는 10월 황금연휴 기간 항공권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성수기인 지난 7월 여름휴가철(7월22~30일)보다 매출이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여행은 찬밥신세나 다름없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지난달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여행 선호도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중 6명이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국내여행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간 비용 차이가 크지 않음’을 꼽았다.

실제로 국내 여행 물가는 최근 10년 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항공물가는 국제항공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박 이용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01.22(2015년=100)로 2007년 76.34 대비 3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항공료 물가지수도 86.4에서 97.9로 증가했다. 반면 국제항공료 물가지수는 94에서 98.7로 느는 데 그쳤다.

김천구 연구위원 “여행객들이 지적하는 바가지요금을 정상화 하는 데 바탕을 두고 국내 관광지에 대한 시설투자를 늘려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 관광으로 전활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