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NH농협·신한·KB국민·KEB하나·IBK기업銀↑

▲ NH농협은행을 찾은 시민들이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주요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맞물려 한동안 낮은 금리를 이어오던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함께 늘어나 가계부채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이 흘러나온다.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은행들이 지난달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한 달 사이 0.06~0.32%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은 지난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를 0.02~0.10%포인트 상향 조정한 데 이어 계속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2.85%에서 3.17%로 0.32%포인트를 올려 금리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3%대에 진입했다. 우리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올해 1월(3.10%) 이후 8개월 만이다.

이같은 금리 상승은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에서 올 3분기 사이 우리은행의 가계대출은 7조원이 증가, 9조원이 늘어난 NH농협은행 다음으로 증가 규모가 컸다.

지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가계대출의 증가 규모가 큰 은행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정부의 압박이 거세다.

발등에 불이 붙은 우리은행의 지난 9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과 비교해 8754억원이 줄어, 2013년 8월 이후 3년 만에 전달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대에 근접했다. 농협은행의 지난 9월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도 0.23%포인트 상향, 2.59%에서 2.82%로 올랐다.

0.19%포인트를 높인 신한은행도 2.94%로 3%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밖에 ▲KB국민은행 0.10%포인트(2.80→2.90%) ▲KEB하나은행 0.06%포인트(2.71→2.77%) ▲IBK기업은행 0.04%포인트(2.75 →2.79%) 등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비용과 이익을 포함해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가산금리를 기준금리보다 큰 폭으로 높인 은행도 있었다. 농협은행은 기준금리가 1.41%에서 1.51%로 0.10%포인트 오를 동안 가산금리는 1.18%에서 1.31%로 0.13%포인트 높였다. 기업은행은 기준금리가 0.04%포인트 낮아졌지만 가산금리를 0.08%포인트로 올렸다.

이밖에 ▲우리은행 기준금리 0.17%포인트·가산금리 0.15%포인트 ▲신한은행 기준금리 0.10%포인트·가산금리 0.09%포인트 ▲국민은행의 기준금리 0.08%포인트·가산금리 0.0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불어나 가계부채 이자폭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현황’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대출자가 상환해야 하는 이자는 각 소득분위 별로 750~9250억원 증가한다. 연간 늘어나는 이자의 총액은 2조250억원에 달한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카드사와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총액은 6월 말 기준 1191조원이다. 이 가운데 67.6%인 805조3000억원이 변동금리에 의한 대출로 추정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기준금리 상승분이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연평균 소득이 1억930만원인 소득 5분위의 변동금리 대출자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925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4분위(연평균 소득 5791만원)의 이자부담은 5000억원, 소득 3분위(연평균 소득 3895만원)의 이자부담은 3000억원이 늘어난다. 2분위(연평균 소득 2354만원)와 1분위(연평균 소득 862만원)의 이자부담은 각각 2250억원, 750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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